7일(한국시각) 오클랜드 네트워크 어소시에이츠콜리세움에서 열린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보스턴 레드삭스의 아메리칸리그(AL) 디비전시리즈 5차전 9회말 보스턴의 마지막 수비. 4―3으로 앞서 '2전3기'의 대역전드라마를 목전에 뒀던 보스턴은 구원투수 스콧 윌리엄슨의 컨트롤 난조로 무사 1,2루의 역전위기를 자초했다.절체절명의 순간에 보스턴을 구한 '수호천사'는 제2선발 데릭 로(29)였다. 1999년∼2001년까지 3시즌 81세이브를 따내며 보스턴의 주전 마무리로 맹활약한 로는 지난해 선발로 전환, 21승을 거두며 사이영상 후보로 거명된 철완.
첫 타자 라몬 에르난데스의 희생번트로 1사 주자 2,3루. 최소 동점, 최악의 경우엔 역전패로 굳어지는 분위기였다. 로는 그러나 두번째 타자 애덤 멜후스를 삼진으로 돌려세워 한숨을 돌렸다. 이어 크리스 싱글턴을 볼넷으로 내보내 2사만루의 위기가 계속됐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상황에서 로는 테렌스 롱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마운드에서 두손을 번쩍 치켜올렸다. 4―3으로 승리한 보스턴이 2연패 후 3연승, 기적 같은 역전드라마를 연출하며 4년만에 AL 챔피언십 시리즈에 진출하는 순간이었다.
이로써 보스턴이 1999년 월드시리즈 진출을 무산시킨 앙숙 뉴욕 양키스에 설욕전을 펼칠수 있을지 여부가 미국야구팬들의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또 보스턴이 1918년 월드시리즈정상에 오른이후 '밤비노의 저주'에 시달리며 단한번도 월드시리즈를 제패하지 못한 한을 풀수 있을지 여부도 관심거리이다. '밤비노의 저주'란 1919년 시즌을 마친후 전설적인 홈런왕 베이브 루스를 라이벌인 양키스에 트레이드한 뒤 보스턴이 밤비노(루스의 애칭)의 망령 때문에 한번도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지 못한데서 비롯된 말이다.
이날 경기는 6회까지 사이영상 수상자인 페드로 마르티네스(보스턴)와 데릭 지토(오클랜드)의 숨막히는 팽팽한 투수전으로 이어졌다.
먼저 포문을 연쪽은 오클랜드. 4회말 2사후 스콧 하테베르그의 볼넷과 호세 기옌의 우전2루타로 선취점을 올렸다. 그러나 보스턴은 6회 제이슨 베리텍의 솔로 홈런과 '주포' 매니 라미레스의 3점홈런으로 일거에 경기를 4―1로 뒤집었다.
보스턴은 6회말 미구엘 테하다에게 적시 2루타를 얻어맞고 1점을 내준데 이어 8회 무사 2루에서 빌리 맥밀런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4―3, 1점차로 쫓겼으나 로의 철벽마무리로 믿기지 않는 대역전 드라마를 엮어냈다.
보스턴과 양키스의 챔피언십시리즈 1차전은 9일 양키스의 홈구장인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시카고 컵스는 8일 홈인 리글리필드구장으로 플로리다 말린스를 불러들여 NL챔피언십시리즈 1차전을 갖는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김병현 또 관중모독?
보스턴 레드삭스의 김병현(24)이 또다시 관중모독 구설수에 올랐다. 김병현은 7일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의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5차전이 열리기 직전 네트워트 어소시에이트 콜리세움의 오클랜드 홈팬들을 향해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올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주변 관중들에 따르면 당시 경기시작 1시간30분전 클럽하우스에서 나와 덕아웃으로 가던 김병현에게 40여명의 현지팬이 한국어로 욕을 하자 김병현이 혀를 몇번 내밀더니 오른손 가운데 손가락을 내밀었다는 것.
이번 일은 5일 보스턴 홈구장에서와는 달리 워낙 순식간에 일어나 목격자는 많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관중은 그러나 디지털카메라로 사진을 찍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스포츠전문채널 ESPN은 이날 보스턴의 스콧 윌리엄슨이 3,4차전에서 완벽한 마무리 솜씨를 선보인데다 김병현은 어깨 통증을 겪고있어 포스트 시즌에서는 더 뛰지 못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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