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 물리학상은 초전도와 초유동이라는 두 가지 현상을 설명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세 사람의 물리학자에게 돌아갔다. 절대온도(영하 273.16도)에 가까운 극저온이나 매우 정렬된 상태에서 물질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규명했다는 것이 수상 이유다.어떤 물질은 절대온도에 가까운 극저온에서 전류가 저항없이 흐르는 초전도 현상을 일으킨다. 이런 초전도 물질은 자기장을 밀어내는 성질을 갖고 있다. 자기장을 완전히 밀어내는 초전도체를 '제1유형 초전도체'라고 하는데 이에 관한 이론(바딘, 쿠퍼, 슈리퍼의 BCS이론)에는 1972년에 이미 노벨물리학상이 주어졌다. 이 이론은 전자 2개가 쌍을 이루어 전기저항이 없어진다고 하는 것인데 일부 초전도체에만 적용되는 단점이 있었다.
일부 초전도체는 자기장이 없어지는 반면 초전도가 되면서도 자기장이 없어지지 않는 '제2유형 초전도' 물질이 많다. 알렉세이 아브리코소프는 이 현상을 이론적으로 설명하는 데 성공했다. 아브리코스프는 비탈리 긴즈버그 등 여러 과학자들이 만든 제1유형 초전도체 이론에 초전도상태에서도 자기장이 없어지지 않는 '제2유형 초전도체'에도 적용되는 이론을 개발한 것이다.
이 이론은 1950년대에 만들어졌지만 새로운 성질을 가진 물질들이 빠른 속도로 개발되면서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요즘에는 점점 더 높은 온도(포항공대 초전도연구단 이성익 교수는 영하 234도에서 초전도 기능을 지닌 마그네슘 다이보라이드 박막을 세계 최초로 제조하는데 성공했다)와 더 센 자기장 속에서도 초전도 현상을 보이는 물질이 만들어지고 있다. 저항없이 전류가 흐르는 초전도 물질은 의학 진단에 애용되는 자기공명영상(MRI)과 입자가속기, 자기부상열차 등에 사용되고 있다.
액체 헬륨은 극저온에서 점성(粘性)을 잃어버리고 초유동체(저항이 전혀 없는 유체)가 될 수 있다. 앤서니 레깃은 1970년대에 이러한 초유동체 상태에서 원자들이 어떻게 상호 작용해 정렬된 상태로 되는지를 설명하는 결정적인 이론을 내놓았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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