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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각기자의 미국 교육현장을 찾아서]미국은 지금 "大入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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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각기자의 미국 교육현장을 찾아서]미국은 지금 "大入의 계절"

입력
2003.10.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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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주재원인 아버지를 따라 3년전 미국에 온 이모(17·버지니아주 맥클린 L고 3년)군은 "앓던 이가 빠진 것 처럼 속이 후련하다"고 환하게 웃었다. 2학년말인 5월부터 무려 4개월 이상 입시 전문 컨설턴트를 통해 상담해왔던 지원 희망 대학이 최근 결정됐기 때문이다. 이군은 "5개 대학을 놓고 저울질 했으나 버지니아주립대에 지원하는 게 안정적이라는 컨설턴트의 조언을 가족 회의를 거쳐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말했다.미국 12학년생(고교 3년)들은 10월을 '입시의 계절'로 부른다. 조기모집에 원서를 내는 등 본격적인 입시철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대학진학적성시험인 SAT I과 SAT II성적이 불만스러운 경우 SAT에 응시하는 학생도 꽤 된다. 입시 전문가 존 영씨는 최근 ABC 방송에서 "이맘때부터 대학 합격이 결정되기까지 수험생들이 느끼는 심적 부담은 상상을 초월한다"고 말했다. '입시병'은 미국도 예외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사실 미국 대학입시의 출발은 10학년(고 1년) 때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PSAT(Preliminary Scholastic Aptitude Test) 응시로 '입시의 맛'을 처음 느끼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 시험은 SAT와 마찬가지로 토요일 오전에 치르며 영어 수학 2과목만 2시간동안 본다. PSAT가 대학 전형 자료로 반영되지 않는데도 많은 학생들이 응시하는 이유는 3가지. SAT와 유사한 형태로 시험이 출제돼 본시험의 연습에 필요하고 성적이 우수할 경우 정부 장학금을 받을 수 있으며 여러 대학의 입시정보를 무료로 받아볼 수 있어서다.

11학년(고 2년)은 더 바빠진다. 11학년 겨울이나 늦어도 이듬해 봄까지는 SAT I을 치러야 한다. 시험은 제한 없이 응시할 수 있지만 그때마다 결과가 대학에 통고된다. "4차례 이상 응시는 입학 사정 때 불리하다"는 게 정설이어서 2, 3차례 응시가 일반적이다.

하버드대 예일대 등 아이비리그를 포함한 명문 사립대를 머리 속에 그리는 학생들은 11학년 때 SAT II도 함께 치르는 추세. 영문학 영작문 등 총 22개 과목에 과목당 800점 만점으로, 지원하려는 전공에 따라 대학에서 요구하는 2,3개 과목만 응시하면 된다.

12학년 초인 10월부터 11월까지는 정시모집(일반전형)에 앞서 조기모집(특별전형)에 응시하게 된다. 조기모집은 단 1곳만 지원해야 하고 늦어도 다음 해 1월1일까지는 합격여부가 통지되며, 합격시 무조건 등록해야 한다.

조기모집에서 떨어진 12학년생들은 해를 넘긴 1월부터 정시에 응시한다. 보통 5곳, 많게는 10곳의 대학에 지원서를 보낸다. 12학년 2∼4월에는 정시모집 결과가 도착한다. 등록 예약금 제출과 기숙사 지원서 접수, 정부 보조금 신청 등도 함께 이루어진다.

그러나 수시 합격 후 아예 책에서 손을 떼는 한국 고3생들과 달리 미국 12학년생들은 학년말까지 성적관리에 매달리고 있다. 대학에서 보내오는 합격통지서는 '합격 예정서' 일 뿐, 최종 합격 여부는 12학년이 끝난 뒤 대학측이 마지막 성적표를 확인한 후에 통지하기 때문이다.

/워싱턴에서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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