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 '리니지2'의 열풍이 거세다. 7월9일 리니지2의 공개 시범서비스를 시작한 엔씨소프트는 겨우 2개월 만인 이 달 1일 유료화를 단행했다. 일반적인 국내 온라인게임 업체들이 최소 반년에서 1년 가까이 공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이용자를 늘리고 서비스 안정화를 꾀하는 관행에 비추어보면 매우 파격적인 일. 그러나 유료화를 단행한 후에도 5일 만에 13만명이 유료로 전환 가입하고 동시 접속자 수도 9만명을 기록하는 등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리니지2 독주에 온라인게임 업계 고민
그러나 다른 온라인게임 업체들은 한숨을 쉬고 있다. 이미 1∼2년 전부터 유료화한 3차원 온라인게임 업체들은 이용자수가 줄어들까 노심초사하고 있고, 최근 유료로 전환한 다른 온라인게임들은 시범서비스 기간에 가입한 기존 고객 외에 새로운 사용자들이 늘지 않아 고민이다.
하반기에 시범서비스를 실시하기 위해 준비 중인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리니지2가 그래픽의 최고 수준을 보여주는 바람에 사용자들 눈이 너무 높아져 버렸다"며 "이제 웬만해서는 게이머들의 성에 차질 않는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사실 그 동안 온라인게임은 수천명이 한 서버 내에서 플레이하기 때문에 그래픽 수준이 일반 PC게임에 비해 조금 낮아도 사용자들이 인정해 주는 편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리니지2가 그 한계를 초월하는 그래픽을 선보인 것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로 틈새를 노린다
그렇다고 리니지2의 기세에 마냥 눌려 있을 수는 없는 일. 새로운 온라인게임을 준비하는 업체들은 리니지 1편을 통해 이미 검증된 플레이 방식과 최고의 그래픽으로 승부하는 리니지2의 틈새를 파고 들어 기존의 게임에서는 보지 못한 참신한 아이디어로 승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플레이어들이 직접 작곡과 옷 짓기 등을 할 수 있으며 싸우는 재미보다는 살아가는 재미를 더 강조한 넥슨의 '마비노기'는 그 중 가장 큰 기대작이다. 지난해 말 발표돼 기대를 모았지만 아직 공개 시범서비스조차 하지 않고 있어 게임 팬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리니지2와 비슷한 시기에 공개 시범서비스를 시작한 그리곤엔터테인먼트의 '씰 온라인'도 참신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작품. 만화풍의 그림체에 적과 싸우다 다친 체력을 회복하려면 이불 덮고 누워 자야 하는 등 재치가 넘친다. 게임 자체의 완성도도 높은 편이다.
큐로드는 '하늘을 난다'는 개념을 도입한 '프리프'의 비공개 시범서비스를 실시 중이다. 그 동안 일부 온라인게임에서 공중에 뜨는 캐릭터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경우는 있었지만, 모든 캐릭터가 마치 해리포터에 등장하는 퀴디치 게임처럼 마음대로 날아다닐 수 있는 게임은 이번이 처음이다. 텐샤 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키린 온라인'은 무겁고 진지한 분위기의 일반적인 무협 온라인게임과 다르게 귀여운 4등신 캐릭터와 밝은 분위기로 '명랑 난타 무협'이라는 새로운 슬로건을 내세웠다.
최근 공개 시범서비스를 개시한 이소프넷의 '코룸 온라인'은 넓은 벌판에서 적과 싸우는 일반 온라인게임과 달리 수천 개의 지하 미로(던전)를 싸움터로 삼았다. 특히 던전을 지키는 최강의 적과 싸워 이기면 그 던전의 주인이 되기 때문에, 온라인게임의 백미인 '공성전'을 수시로 즐길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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