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한판 이었다. 한국올림픽축구대표팀이 홍콩을 꺾고 2004 아테네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에 진출했지만 기대했던 화끈한 공격력은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김호곤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7일 경기 고양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04아테네올림픽 아시아지역 2차 예선 홈경기에서 조재진(광주)과 최태욱(안양)의 릴레이골로 홍콩을 2―0으로 제쳤다. 이로써 한국은 내년 3∼5월 12개국이 참가한 가운데 열리는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전에 출전, 3장의 올림픽 참가티켓을 놓고 자웅을 겨루게 됐다.
이날 경기는 이겼지만 많은 아쉬움과 숙제를 동시에 남겼다. 졸전 끝에 1―0으로 승리한 1차전 때처럼 고질적인 골결정력 부족은 여전했다. 그 동안 주득점루트로 꼽혀온 세트 플레이도 미숙했고, 잦은 패스 미스로 경기 흐름은 곧잘 끊겼다. 한국은 전후반 19개의 슈팅을 날렸지만 2골 밖에 잡아내지 못해 아쉬움을 샀다.
조재진과 최성국(울산)을 투톱으로 내세운 한국은 소나기 골로 1차전의 부진을 만회하겠다는 듯 초반부터 상대를 몰아붙였다. 그러나 최전방 스트라이커 1명을 빼고 모두 수비에 가담하면서 미드필드에서부터 압박을 해오는 홍콩의 수비벽을 좀처럼 뚫지 못했다. 전반 11분 최성국의 중거리 슛은 상대 골키퍼의 손에 걸렸고, 전반 34분 최원권이 미드필드 부근에서 날린 롱 슛도 골포스트를 살짝 빗나갔다.
그나마 답답한 골가뭄을 해소한 것은 인저리 타임인 전반 46분 스트라이커 조재진이었다. 김동진(안양)이 상대 코너 부근에서 올려준 센터링이 수비수 맞고 흘러 나오자 조재진이 골지역에서 왼발 슛을 날렸고, 볼은 골키퍼의 손에 맞은 뒤 골문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후반들어 한국의 파상공세는 계속됐다. 최태욱은 후반 3분 김동진의 센터링을 오른발 논스톱 슛으로 연결했으나 아깝게 골포스트에 맞고 말았다. 상대진영 오른쪽 측면을 넘나들던 최태욱은 후반 34분 김두현이 상대 골지역 중앙에서 넘어지면서 찔러준 패스를 왼발 슛, 두번째 골문을 열어제쳤다. 이 후에도 한국은 남궁도(전북) 김두현(수원) 등을 앞세워 일방적인 공격을 펼쳤으나 더 이상 추가골은 터지지 않았다.
한편 전반 20분 상대 선수와 부딪쳐 넘어진 뒤 남궁도와 교체된 최성국은 오른쪽 어깨 쇄골이 골절되는 중상을 입었다. 이로인해 앞으로 6∼8주 동안 입원 치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당분간 올림픽 및 국가대표로 뛰는 것이 어렵게 됐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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