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비서 급여 유용 의혹 등으로 의원직을 사퇴하고 자민당 당원자격 마저 정지된 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59·사진) 전 외무성 장관이 11월로 예상되는 중의원 총선거에 출마할 뜻을 표명해 자민당에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다나카는 5일 지역구인 니가타(新潟)현 나가오카(長岡)시 후원회에서 출마요청 결의문을 전달받은 뒤 "선거구민들의 출마 요청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혀 사실상 출마를 선언했다. 고 다나카 가쿠에이(田中角榮) 총리의 외동딸로 높은 대중적 인기를 누리던 그는 2년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를 탄생시켜 '고이즈미 정권의 생모'로 불렸다.
그 공으로 첫 여성 외무장관에 임명됐지만 외무 관료들과의 마찰과 잦은 말실수 끝에 비서 급여 유용 의혹이 불거져 의원직을 사퇴했다. 이 과정에서 자민당 당원 자격까지 정지됐고 고이즈미 총리에 대해 원한을 품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자민당을 붕괴시킬 방법을 알고 있다"는 등 불만을 숨기지 않던 그는 지난달 30일 도쿄(東京)지검 특수부가 비서 급여 유용 의혹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린 뒤 출마준비를 서둘러왔다. 자민당은 무소속 출마가 확실한 그가 유세 과정에서 자민당과 고이즈미 정권을 비판하는 '폭탄발언'을 하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또 그가 자유당과의 합당으로 중·참의원 204명의 거대야당으로 거듭난 민주당과 손을 잡고 정계개편의 핵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나카의 일거수 일투족에 일본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은 이때문이다.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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