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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영사부 업무 중단/ 中공안 조사 지연… 탈북자 출국 지체 "약속 불이행" 中에 항의 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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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영사부 업무 중단/ 中공안 조사 지연… 탈북자 출국 지체 "약속 불이행" 中에 항의 의도

입력
2003.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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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중 한국대사관 영사부가 7일부터 사상 유례없이 영사업무를 잠정 중단키로 한 것은 영사부의 탈북자 수용이 한계를 넘기도 했지만 중국측의 약속 불이행이 중요한 계기가 됐다.중국은 탈북자에 대해 국내법과 국제법, 인도주의 정신에 입각해 제3국을 경유, 탈북자가 원하는 나라로 보내주기로 약속했었다.

그러나 현재 중국 외교부는 협조를 비교적 잘 하고 있지만 중국 공안부는 한국대사관 외곽 경비를 느슨하게 할 뿐 아니라 탈북자의 출국에 필수요건인 관련 조사를 3∼4일씩 미뤄 영사부 내에 탈북자를 적체시킨다는 비난을 사 왔다. 공안부는 특히 40여 일 전 제지하는 경비요원에게 고춧가루를 뿌린 한 탈북자의 처벌을 놓고 한국대사관측과 의견대립을 보인 후 조사를 더욱 지연시키고 있다.

대사관측은 10여 일 전부터 사태의 심각성을 외교경로를 통해 경고하고 협조를 요청했으나 공안측에서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영사부의 내부는 500여 평으로 탈북자가 수 십 명 수준일 때에는 여직원 휴게소와 회의실 등을 활용했으나 50여 명이 넘으면서부터는 50여 평의 공간을 따로 마련해 남·녀 생활공간을 구분했다.

탈북자가 100명이 넘은 뒤로는 바닥에 매트리스를 깐 뒤 새우잠을 자고 있으며 화장실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대사관측은 탈북자 관리를 위해 담당직원 3명을 별도 채용했다.

대사관측은 인근 M식당에서 하루 세끼를 도시락으로 주문해 제공하고 때때로 요구르트, 과일, 빵, 우유 등 간식도 들여보낸다. 추석 때는 술도 제공했다.

일부 탈북자는 탈북 후 종교를 믿게 되면서 예배 공간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일요일 등에는 복사한 성경과 찬송가 악보로 예배를 본다. 최근에는 한 여성이 초비상 속에 출산을 하기도 했다.

비타민이 필요하다고 해 비타민 C를 구해주면 비타민 A를 요구하고, 영사부 직원들을 쫓아다니며 북한에서 먹던 감자를 구워 달라고 조르는 어린이까지 있다고 한다.

탈북자들 사이에 종종 불화도 발생하는데 영사부에 동시 진입한 다른 무리끼리 싸움을 벌인 일도 있었다.

탈북자들은 처음에는 담을 넘어 들어왔으나 최근에는 위조한 중국 여권이나 공민증을 갖고 당당히 진입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한다.

탈북자들은 진입 후 영사부 조사를 받고 외교부에 통보한 후 공안의 조사를 받아 허락이 나면 필리핀을 거쳐 대부분 한국행이 이뤄지는데 공안의 조사가 지연돼 문제가 되고 있다. 베이징주재 대사관 관계자는 이날 "중국 당국이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조속한 대책을 내놓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송대수특파원 ds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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