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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름의 分身 해석 암울함속 "희망" 봐주길"/ 부산국제 영화제 개막작 도플갱어 구로사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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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름의 分身 해석 암울함속 "희망" 봐주길"/ 부산국제 영화제 개막작 도플갱어 구로사와 감독

입력
2003.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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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로망 포르노, 또는 핑크 무비는 일본에서 영화에 데뷔하는 신인의 등용문이다. '쉘 위 댄스'의 수오 마사유키 감독도 초기에 핑크 무비를 만들었다. 신인감독이 남녀의 사랑을 진중하게 그리는 것은 어렵다. 신인에게는 야쿠자 영화나 호러 영화가 더 유리하다. 내년 1월1일부터 일본 로망 포르노가 개방되면 한국 관객은 흥미를 기울이긴 하겠지만 이내 별 것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될 것이다." 젊은 감독이 아무리 진한 사랑 얘기를 만들어도 '귀엽다, 어리다'는 느낌을 안기기 쉬울 것이라는 얘기다.일본 영화로는 처음으로 제 8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도플갱어'(Doppelganger)의 구로사와 기요시(黑澤淸·48) 감독은 일본 에로영화인 로망 포르노에서 출발, 호러 영화로 '작가' 대접을 받는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어머니와 근친상간을 하는 대입 수험생을 다룬 '간다가와 음란전쟁' 등 핑크무비로 감독에 데뷔, 1997년 '큐어'(야쿠쇼 고지 도쿄영화제 남우주연상)를 통해 주목받기 시작했다. 교통사고를 당해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깨어난 청년의 이야기인 '인간합격'(1999)이 베를린영화제에 진출한 후 사람들을 분열하게 만드는 이상한 나무에 관한 이야기인'카리스마'(1999), 네티즌의 자살 사건을 다룬'회로'(2001), 신작 '밝은 미래' 등이 칸과 베니스, 베를린 영화제에 각각 진출하는 등 국제적 각광을 받고 있다.

'도플갱어'는 고지식한 성격의 소유자로 로봇의자를 개발하는 과학자가 사악한 성격의 분신을 만나면서 겪는 정체성의 혼란을 다룬 영화.

드류 배리모어 주연의 동명 영화뿐 아니라 '베로니카의 이중생활' 등 분신을 다룬 영화는 꽤 많다. "도플갱어는 영화 뿐 아니라 문학에서도 각광 받는 소재로 그만큼 고정관념도 많다. 기존 가치관을 역전시키고 내 나름대로의 해석을 하는 것은 매우 즐거운 일이다." 그는 또 "야쿠쇼 고지가 두 사람의 역할을 하니 그를 좋아하는 관객에게는 배우를 두 배로 즐길 수 있는 영화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큐어' '카리스마' '도플갱어' 등 다섯 편의 영화를 함께 작업한 주연 야쿠쇼 고지에 대해 감독은 "고지는 여러 개의 얼굴을 가진 동시에 그가 아니면 소화할 수 없는 역할이 많은 개성이 강한 배우"라며 "이미 다중적 이미지를 가진 고지의 더 많은 측면을 볼 수 있어서 즐거웠다. 역시 고지는 고지"라며 배우에 대한 신뢰감을 표시했다.

전작에 비해 코믹한 설정이 많아졌다는 지적에는 "'회로'부터 작품 안에 좀 더 희망적인 느낌을 주게 됐다"며 "영화는 암울하지만 나 자신은 세상이 끝나도 살아남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낙관주의자"라고 평가했다.

그는 박장대소하면서 영화를 보아달라는 주문을 덧붙였다.

/부산=박은주기자 jupe@hk.co.kr 사진 김현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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