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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불리해지자 "독일국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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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불리해지자 "독일국민"

입력
2003.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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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독 사회학자 송두율씨는 6일 변호인 의견서를 통해 "귀국이 곧 대한민국을 선택한 것"이라고 밝혔다. 남북 모두를 끌어안는 화해자로 살게 해 달라며 국민 앞에 '사죄'하기도 했다.기자의 마음은 오히려 더 씁쓸했다. 5일 주한 독일 대사관을 찾았던 송씨의 모습 때문이다. 송씨와 변호인은 대사관 방문에 즈음해 우리 당국에 '변호인 입회권' 보장을 요구했다. 또 "독일 정부는 한국 정부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독일측의 분위기를 전했다.

그렇지만 한국은 이제 한창 변호인 입회권을 규정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논의 중이다. 멀지않아 변호인 입회권이 보장되겠지만, 아직까지 평범한 한국의 피의자들은 모두 변호인과의 접견을 통해 권리를 보장 받아야 한다.

물론 독일에서 37년을 산 그에게 변호사 입회권이 보장되지 않는 우리의 인권 상황이 도저히 납득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송씨는 한국법을 어긴 혐의로 조사를 받는 만큼 우리 법의 적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송씨가 변호인 입회권을 거듭 주장하는 모습은 한편으로 안타깝고 한편으로 실망스럽다. 독일 정부도 공정한 조사절차를 요구했을 뿐 독일 국적자에게 특별 대우를 해 달라고 요청하지는 않았다.

송씨는 지난달 귀국을 앞두고 독일에서 "남북 분단의 비극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남북 모두의)자기 반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송씨 스스로의 비극에 대한 해법도 자기 반성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본다. 독일국적자라는 신분을 걸어 이중 잣대식 주장을 펴는 것은 송씨에 대한 국민의 마지막 믿음까지 흔들리게 하고 있다.

안준현 정치부 기자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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