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6일 현행 상향식 공천제도를 수정, 물갈이 공천을 위한 정지작업을 본격화하겠다는 뜻을 밝혀 주목된다.최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서울 광진 갑, 금천 등 4개 사고지구당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민참여경선제에 대해 "결과적으로 젊은 사람이 당선됐지만 제도로서는 형편 없다"며 "당헌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참여 경선은 국민을 당원으로 가입시켜야 하기 때문에 혈연 학연 지연을 동원을 할 수 밖에 없어 진정한 국민이 참여하지 않는, 사기가 된다"고 덧붙였다.
6월 대표 취임 당시만 해도 "당원 1,000명, 일반 국민 1,000명 정도가 참여하는 국민경선제를 도입하면 자연스럽게 공천 물갈이가 가능할 것"이라고 역설했던 최 대표의 태도 변화는 "이 제도로는 물갈이가 불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일반 국민을 입당시키는 과정이나, 2,000명 선거인단을 대상으로 한 선거운동 과정 모두 조직력과 금권이 우열을 결정했다는 게 최 대표의 시각. 따라서 이 제도를 총선 공천에 그대로 적용하면 모든 면에서 열세인 신인들이 현역 의원·지구당위원장을 당해 낼 재간이 없다고 보는 것이다.
최 대표가 구상 중인 제도개선 방향이 국민참여 경선을 제한적으로 실시하거나 유보해 지도부의 물갈이 의지가 공천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쪽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그는 "이건 농담"이라며 "내게 공천을 맡기면 100% 당선될 사람을 공천할 자신이 있다"고 대표 의 공천권 확대 필요성을 은근히 피력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선제를 수정할 경우 곧바로 소장파로부터 '경선제 훼손'이라는 비판을 불러올 수 있어 최 대표 구상이 얼마나 현실화할지는 미지수다.
/유성식기자 ssy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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