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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열정 "삼국통사" 완성/사학자 신형식 이화여대 교수 신라·백제이어 고구려史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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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열정 "삼국통사" 완성/사학자 신형식 이화여대 교수 신라·백제이어 고구려史 펴내

입력
2003.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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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에 이르기까지 20여년이 걸렸습니다. 1981년 삼국사기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후 신라와 백제 연구를 거쳐 고구려 연구를 마감하니 비로소 졸업하는 느낌입니다."고대사학자 신형식(63·사진) 이화여대 교수가 최근 '고구려사'(이화여대출판부 발행)를 냈다. 85년 '신라사', 92년 '백제사'에 이은 것으로 나름대로 삼국통사를 완성한 셈이다. 80년대부터 거의 10년을 터울로 삼국을 섭렵한 그는 "주변에서 '혼자 다하라'는 농담을 듣고 있다"며 "한반도 고대사의 성격을 하나의 틀 속에서 정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게 의의"라고 말했다.

그는 "삼국이 정치적·문화적으로 공통점이 많다"고 강조했다. "권력자들의 정치적 입장이 달라 전쟁을 하고 원수가 되기도 했지만 같은 언어를 쓰고, 교류도 활발했습니다. 이는 같은 민족으로서의 의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중국이 고구려사를 소수민족이 세운 지방정권이나 할거정권으로 보고 자국사에 편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데 대해 단호하게 반박한다.

10년 가까이 고구려사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북한의 지나친 폐쇄적 해석. 그는 "고구려사에 대한 자료와 연구 성과를 축적한 북한의 연구를 남측 학자들은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데 비해 북측은 남측의 발굴 성과 외에는 어떤 연구물도 인용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북한이 고구려 건국을 기원전 277년으로 끌어 올리고, 고주몽과 유리왕 사이에 5명의 왕을 넣었는데 이는 남측 학자들에게 충격을 주었다"며 "같은 민족으로서 올바른 역사 인식을 위한 학술 교류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확인된 기록과 발굴 자료를 토대로 삼국을 넘나들며 종합적으로 정리한 삼국통사를 내년 정년퇴임 전까지 쓰겠다"며 "자료수집을 위해 북한을 방문하고 싶다"고 밝혔다.

/최진환기자 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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