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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조사단 보고서 신뢰성 논란/헬機와 車로 40분 "겉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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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조사단 보고서 신뢰성 논란/헬機와 車로 40분 "겉핥기"

입력
2003.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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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이라크 현지 합동조사단이 현지 사정 등을 이유로 충분한 조사를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조사단 내부로부터 나온 것은 보고서의 신뢰성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는 '사건'이어서 조사단은 물론 정부에게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더구나 이라크 안전에 대한 조사단 내부의 견해차이가 존재하고, 보고서의 상당부분이 미군과 주변국 한국 대사관의 자료를 의존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보고서를 참고해 파병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은 사실상 어려워졌다.민간전문가로 조사단에 포함된 박건영 가톨릭대 교수는 6일 국방부에서 열린 조사단 브리핑 직후 기자회견을 자청, "현지 운송수단의 제약으로 미군의 도움을 받아 이동했으며, 시간 부족 및 현지인과의 접촉 제한 등으로 상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라크 파병시 한국군의 유력한 주둔후보지 모술 지역에 대한 현지조사 내용을 보면 보고서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난다. 지난 달 30일 모술을 방문한 조사단은 미군 헬기를 타고 상공에서 시내를 20분간 둘러보고, 차량으로 20분 정도 관찰한 것으로 밝혀졌다. 박 교수는 "모술 지역의 한 상인과 대화를 하며 '민심'을 확인하려 했으나 시간이 부족하고 미군까지 따라오는 바람에 5분밖에 대화를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이어 '모술 등 북부지역이 안정화하고 있다'는 조사단의 결론과 관련, "동맹국 사령부 관계자에게 물었더니 담당자가 '공격행위가 꾸준히(steady) 계속되고 있다'고 답했다"며 조사단의 보고서 내용에 이의를 제기했다.

국방부와 외교부 등은 4일 40쪽짜리 공식 보고서를 청와대 등 관계기관에 제출했으며, 박 교수와 또 다른 민간 전문가로 참여한 심경욱(여)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의 자료는 공식 보고서와 함께 첨부했다.

이라크 파병에 반대하는 351개 시민단체 모임인 '이라크 파병반대 비상국민행동'이 밝힌 유엔 현지 사무소의 4일자 보고서 내용도 조사단의 공식 보고와는 차이가 크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모술은 바그다드를 제외하고 이라크에서 가장 위험지역으로 7월 이라크 전역에서 일어난 안전사고의 50% 이상이 모술지역에서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조사단도 이라크의 안전여부와 관련, "이라크로 테러 분자들이 잠입하고 있다"며 "전후에 무기를 반납하지 않고 해산한 이라크 군 30만∼40만명과 지난 해 11월 사면된 죄수 15만명도 위험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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