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곳의 한나라당 지구당 위원장 경선에서 약속이라도 한 듯이 386 세대가 모두 당선됐다. 굳이 나이를 기준으로 분류하자면 하나같이 젊은 후보들이 승리한 것이다. 물론 4곳을 가지고 전부를 재단할 수 없고, 승리한 후보 중에는 5·6공과 직·간접으로 연루된 경우도 있다. 처음 도입한 국민참여 경선이어서 여러 잡음도 있었다. 하지만 6개월 앞으로 다가온 내년 총선과 관련해 주는 메시지는 자못 크다고 본다.결과에 주목하는 이유는 한나라당 경선이 정치권이 약속한 자기 혁신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이다. 민주당은 정치개혁을 고리로 분열했고, 한나라당도 세대 교체론과 구시대 인물 청산론을 놓고 갑론을박을 하고 있는 게 요즈음 정치판이다. 지난 대선이 정치권에 주는 메시지는 분명히 정치개혁이었지만, 아직 이렇다할 결과물은 없다.
경선 결과를 내년 총선에서 세대교체 돌풍이 불 것으로 연결시키는 것은 성급할 수 있다. 젊다는 것 만으로 참신성과 개혁성이 담보되는 것도 결코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유권자들은 새로운 정치 행태를 원하고 있으며, 그 가능성을 상대적으로 때가 덜 묻은 젊은 층에서 찾고 있다는 점이다. 갈수록 증폭되고 있는 기성정치에 대한 실망과 혐오 속에서도, 정치판을 이대로 두어서는 안되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경선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이냐는 알아서 할 일이고, 이에 대한 심판은 유권자들의 몫이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원내 과반 의석을 가진 거대야당으로 정치개혁의 주요 부분을 담당해야 한다. 정치권이 사활을 걸 내년 총선도 결국은 어느 당이 국민에게 다가갈 수 있는 정치개혁 방안을 제시하고, 이에 걸맞는 인물을 공천 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