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그라와 같은 약이 또 나왔다면서요?"'아스피린 이래 최대 걸작 의약품'이라고 칭송받던 '비아그라(한국화이자)'와 겨룰 '시알리스'(한국릴리)와 '레비트라'(바이엘코리아·GSK)가 지난 달 29일 드디어 출시됐다. 그 동안 발기부전 환자 10명 가운데 9명은 비아그라에 의존했지만 이제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은 3파전으로 재편된 것. 실제로 요즘 비뇨기과엔 새 발기부전 치료제에 관심을 보이는 남성들의 문의가 쏟아진다. 발기부전은 전세계 45세 이상의 남성 가운데 절반 정도가 고민하는 질환으로, 국내에서도 최소한 200만명 정도가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예전에는 나이 든 사람에게 생기는 증상이라고 여겼으나 최근에는 젊은 층에서는 아침에 발기가 되지 않거나 성관계시 발기유지가 원활히 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작용과 효과는?
발기는 뇌가 성적 흥분을 느끼면서 평소보다 5배가 많은 피가 스폰지 모양의 음경 해면체에 몰리는 현상이다. 성기에 피를 몰리게 하는 물질은 cGMP(구아닐레이트시클라제). 피가 몰려 늘어난 음경은 PDE-5라는 효소에 의해 cGMP가 분해되면서 원 상태로 줄게 된다.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이성원 교수는 "세 가지 치료제는 성분은 각각 다르지만 PDE-5 작용을 억제해 cGMP 양을 늘리게 한다"고 말했다.
제약사들은 발기부전치료제의 발기 개선 효과가 80∼90%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중앙대 용산병원 비뇨기과 김세철 교수는 "단순한 발기보다 성관계의 성공 여부가 중요하다"며 "이렇게 보면 세 가지 약의 성관계 성공률은 70∼80% 정도"라고 말했다. 임상시험 결과 성관계 성공률은 비아그라가 70%, 시알리스가 75%, 레비트라가 80%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수치로 약의 순위를 판단하기는 곤란하다. 회사마다 임상시험 기준이 다를 뿐만 아니라 실제로 복용하는 환자들의 반응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해 비아그라에 도전장을 던졌던 또 다른 발기부전 치료제 '유프리마'는 임상시험에서 성관계 성공률이 60%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부작용 조심을
PDE-5효소는 음경뿐만 아니라 위장관, 코, 얼굴, 뇌혈관, 심장혈관 등에도 있다. 따라서 음경이 아닌 다른 부위에 작용을 하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위장관에 작용하면 소화운동을 떨어뜨려 소화 장애를 일으킨다. 코에 작용하면 콧속 혈관이 늘어나 코가 막히고 콧물이 생기는 등 감기와 유사화 증세가 생긴다. 또 뇌혈관을 확장시켜 두통이, 얼굴 혈관을 확장시켜 얼굴홍조가 생길 수 있다.
레비트라는 두통과 소화 장애 부작용이 적고, 시알리스는 얼굴홍조 부작용이, 비아그라는 코막힘 등은 부작용이 각각 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런 부작용 연구결과도 환자들의 주관이 개입된 경우가 적지 않다. 부작용은 복용하는 약에 따라 환자의 4∼16%에서 나타난다. 또 눈에 작용해 시야가 흐려지거나 뿌옇게 보이는 부작용이 비아그라는 환자의 3%에서 나타나고 레비트라는 2%에서 보인다. 시알리스는 근육에 작용해 근육통이나 요통이 복용환자의 4%에서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협심증 치료제의 일종인 질산염제 복용 환자가 이들 약을 복용할 경우 혈압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으므로 삼가야 한다.
한편 질환으로 인해 발기부전 치료제를 먹기 어려운 사람들은 '자가주입법'이 효과적이다. 선릉탑비뇨기과 하태준 원장은 "자가주입법은 약물이 직접 음경에 주입되므로 다른 신체기관에 특별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각종 발기부전 치료제 가운데 부작용이 가장 적고, 효과가 가장 큰 치료법이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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