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비우기가 어려운데 계속 거주하면 안될까요?"계약 기간이 끝났는데도 서울대 기혼자 아파트를 떠나지 않는 학생 부부들의 '버티기 작전'에 대학측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기혼 대학원생과 중증장애인(2급 이상), 외국인 등 총 200세대가 입주 가능한 서울대 가족생활동은 1996년 14,15평형 5개 동 아파트로 지어졌다. 예치금 1,300만원에 매달 3만원 안팎의 관리비만 지급하면 2년 동안 생활할 수 있어 기혼 학생들의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기한이 지나도 '강제이주' 시킬 방법이 없어 예치금 전액이 공제될 때까지 눌러 앉는 커플들이 20여 세대를 넘어섰다. 일반 거주지보다 비용이 저렴하고 시설이 편리해 사실상 떠날 생각을 않고 있는 것. 서울대 관계자는 "거주기한을 초과한 경우 매월 60만원의 이용료를 예탁금에서 자동 공제하고 있지만 예탁금이 모두 없어져도 아파트에 남아있는 부부들이 5∼6세대는 된다"고 푸념했다. 계약 종료 후 석달째 숙소에 머물고 있는 강모(31)씨는 "유학을 준비 중이라 새 집을 얻기도 어렵다"며 "12월께나 아파트를 비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입주를 희망하며 매달 입주 신청을 하고 있는 대기자 부부들의 '분노'는 극에 달한 상황. 넉달째 10순위 안에 머문 채 대기중인 이모(30·경제학 박사과정)씨는 "다른 학생들을 생각한다면 최소한 계약 종료 2∼3개월 전엔 이주 준비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항의했다.
이에 대해 학교측은 아파트 입주가 실질적으로 학생들간의 약속으로 이뤄지는 만큼 사실상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입장. 가족생활동 관리 담당자는 "아파트를 추가로 증축하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준택기자 nag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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