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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김성래 썬앤문前부회장 발언" 녹취록 입수/"現정부 실세에 준 수표사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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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김성래 썬앤문前부회장 발언" 녹취록 입수/"現정부 실세에 준 수표사본 있다"

입력
2003.10.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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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몽사 회장이자 전 썬앤문 그룹 부회장인 김성래(53·여)씨가 현 정부 핵심실세 이모씨에게 준 수천만원어치의 수표 사본을 가지고 있다는 김씨의 발언이 담긴 녹취록이 5일 공개돼 파문이 예상된다. 검찰은 그러나 수개월 전 김씨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녹취록을 확보하고도 상부 보고는 물론, 수사도 하지 않았다고 밝혀 축소 수사 의혹 등이 제기되고 있다.김씨의 폭탄 발언

5일 본보가 단독 입수한 검찰 수사기록에 포함된 녹취록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3월 자신이 부회장으로 있던 썬앤문 그룹의 문병욱(51) 회장 측이 고발한 농협 사기대출 사건에 대비한 비밀 대책회의를 여는 과정에서, "이○○, 내가 자기앞수표 …천만원 복사해 놓았어"라고 발언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는 또 "노무현 대통령을 걸고 넘어져야 문 회장이 말을 듣는다" "이씨 등에게 10억원을 주고 우리를 돕도록 하자"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녹취록에는 또 썬앤문 그룹 측이 대선 과정 등에서 노 후보 진영에 95억원을 전달했음을 암시하는 듯한 대화와 각종 사업 인허가를 로비를 통해 따낸 과정 등도 드러나 있다.

발뺌하는 검찰

그러나 서울지검 조사부(소병철 부장검사)는 "녹취록에 농협 대출 관련 내용만 있지 '이씨의 수표' '95억원' 등의 발언들이 포함된 줄은 몰랐다"며 "(기자 확인 요청 후에) 담당 검사에게 물어보고 나서야 그런 내용이 있는 줄 알았다"고 뒤늦게 녹취록에 관련 발언이 있음을 시인했다.

검찰은 또 본안 사건에서 벗어난 데다 김씨에게 수표 부분 등을 물어보니 대답을 하지 않아 당시 담당 검사가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청와대 핵심 실세 등이 관계된 민감한 사안을 담당 검사가 보고하지 않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와 관련, 김씨 외에 녹취록에 등장하는 K, L씨 등은 "검찰에서 '수표 사본'과 정치자금 부분은 한번도 조사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씨는 그러나 "녹취록에 비슷한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며, 검찰도 수사해서 사실무근임을 확인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출발부터 이상한 사건

회장이 부회장을 고발한 이 희대의 사건은 지난해 12월부터 4개월간 이뤄진 100억원대의 농협 대출에서 비롯됐다. 양평TPC 골프장사업권을 인수한 썬앤문 그룹 측은 지난 3월21일 김씨가 골프장 회원 분양권을 담보로 115억여원을 대출받는 과정에서 이사회 회의록 등 서류를 위조해 사기 대출을 받았다고 김씨를 고발했다.

이 사건으로 구속된 김씨는 그러나 즉각 반격을 개시, 전 동두천시장과 서울국세청 감사관 등에 대한 로비 사실을 공개해 문 회장을 구속되게 만들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썬앤문 측의 로비로 세금이 157억원이나 줄어든 사실이 공개돼 추가 의혹이 제기되는 등 세간의 관심을 끌게 됐다. 김씨와 문 회장은 그러나 사건이 확대되자 최근 '화해'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후 김씨가 "부하직원 L씨가 모두 꾸민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현재 김씨와 L씨간의 1심 법정 공방이 치열한 상태이다.

/강훈기자 hoony@hk.co.kr

박진석기자 jseok@hk.co.kr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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