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투데이 포커스 /금리 인상땐 경기타격 그냥 두자니 거품확산/"부동산 거품" 딜레마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투데이 포커스 /금리 인상땐 경기타격 그냥 두자니 거품확산/"부동산 거품" 딜레마

입력
2003.10.06 00:00
0 0

■ 정부, 집값과의 전쟁정부의 '9·5대책'으로 한동안 주춤하던 주택가격이 서울 강남과 경기 분당 일산 등 신도시를 중심으로 가파른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부동산 버블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노무현 대통령이 3일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는 강경 발언을 내놓았고, 정부 관련 부처도 분양가 규제 등 특단의 대책 마련에 나섰다.

고조되는 부동산 버블 논란

민간 연구기관들은 지금의 부동산 시장에 대해 경기 침체 속에서 주택 가격만 과도하게 오르는 '버블 국면'이 심화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2001년 이후 거시경제의 명목 성장률은 연 평균 6.5%에 그친 반면,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연 평균 25.2%로 경제성장률의 4배에 육박했다"며 "현재 아파트 시장은 마치 4∼5년 전 코스닥 투기 열풍과 같은 머니 게임과 유사하다"고 경고했다. 이에 앞서 삼성경제연구소도 '일본 버블경제의 교훈'이라는 보고서에서 "최근 부동산값 급등은 수도권 핵심지역에서 출발해 점차 확산됐고, 저금리하의 과도한 시중 유동성과 금융기관의 공격적 부동산 대출 확대가 원인이라는 점에서 1980년대 말 일본의 거품 팽창기와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정부는 일본과 같은 급격한 거품 붕괴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최악의 경우 주택가격이 급락하더라도 주택담보대출이 집값의 60% 수준에서 이뤄져 금융권의 부실로 전가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최근 정부 내부에서도 거품 붕괴를 우려하는 관료들이 늘고 있다. 재정경제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수도권지역의 아파트값이 총 600조원인데, 이 중 200조원 가량이 금융권 빚으로 추산된다"며 "만일 주택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면 빚을 갚기 위한 급매물이 쏟아져 일본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거품이 빠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경기 부양과 집값 안정의 딜레마

전문가들은 사상 유례가 없는 초저금리 상황에다 경기 침체까지 겹치면서 380조원으로 추정되는 시중 부동자금이 부동산시장으로 계속 유입되고 있는 게 부동산값 급등의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시중 금리가 적정 금리 수준을 밑돌 때에는 예외 없이 집값이 폭등했다"고 말했다.

결국 점진적 금리 인상을 통해 부동자금을 흡수하는 한편 부동산 관련 가계대출 억제책을 꾸준히 추진하는 게 '정답'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급락하는 경기를 떠받쳐야 하는 정부 입장에서 금융정책을 선택하기는 쉽지 않다.

때문에 정부의 추가 대책에는 분양가 원가공개, 부유세 성격인 종합부동산세의 조기 도입, 다주택 보유자에 대한 중과세, 신도시 추가 개발 등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권오규 청와대 정책수석이 "시장 메커니즘을 벗어나 다소간 강제성을 띠더라도 부동산 투기를 없애는 쪽으로 근본대책을 세우겠다"고 밝혀 학원을 포함한 교육제도의 개선, 양도세 비과세 폐지 등 혁명적인 내용이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 거품 어떻게 붕괴됐나

국내 부동산 시장이 지나치게 과열양상으로 치달으면서 '일본식 부동산 버블 붕괴'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일본은 80년대 후반 엔고(円高)로 인한 저금리 정책의 지속과 부동산 담보대출 증가 등으로 도쿄 도심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다. 80년대 10년에 걸쳐 부동산 가격이 4∼5배 정도 급등했다. 기업들조차 상업용 부동산 사냥에 나서면서 수도권과 지방 등 전국의 땅값이 폭등했다.

일본 정부가 90년 이후 주택담보대출 총량제한과 금리인상이라는 카드를 내놓으면서 90년대 들어 10년간 부동산 거품이 붕괴됐다. 은행들이 기존 대출자금을 회수하면서 빚을 내 집을 샀던 수요자들이 대거 매물을 쏟아내는 등 '깡통' 부동산 매물이 급증했다. 이에 따라 90년 100을 기준으로 한 주택가격 지수가 지난해 45까지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 최근 6개월간 정부의 부동산 안정대책

5월 23일 300가구 이상 분양권 전매금지, 투기과열지구 확대 지정

6월 7일 투기과열지구 분양권 전매금지

7월 1일 재건축아파트 80% 시공 후 분양

9월 1일 부동산 보유과세 강화, 토지 과다보유자 5만∼10만명 누진과세

9월 3일 공공임대주택 150만호 건설, 10년 내 신도시 2∼3개 추가 건설

9월 5일 재건축 소형주택 비율 60% 의무화, 재건축조합원 명의변경 제한

9월 8일 강남 재건축 투기혐의자 세무조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