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이 재독 사회학자 송두율씨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하고 '송두율 X파일'을 검찰로 넘기면서 지금까지 베일에 가려있는 내용들이 속속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송씨에 대한 각종 정보가 망라된 X파일에는 송씨가 일부 혐의를 자백할 수밖에 없도록 몰아갔던 자료도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전해져 내용이 공개될 때마다 파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 사건은 "송씨가 북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 '김철수'"라는 황장엽씨의 폭로 이후 사회적 이슈화했으나 공개된 자료는 2001년 송씨와 황씨간의 민사소송 당시 국정원이 법원에 제출한 자료가 유일하다.
당시 국정원은 "김 위원장으로부터 '조선노동당 구주위원회가 있는데 위원장이 김철수, 부위원장이 윤모'라는 말을 들었다"는 고 이한영씨 진술과 "평양 체류시 송씨가 비밀당원으로 대남공작망의 거물임을 확인했다"는 귀순간첩 오길남씨 진술, "김철수는 비공개 정치국 후보위원인 남한 출신 대남공작원"이라는 자수간첩 박모씨 진술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이 밖에 국정원은 "대학교수인 김철수가 1994년 7월13일 출발, 14일 도착 예정"이라는 독일 북한대표부 보고내용 및 "독일 뮌스터대 교수 송두율이 평양에 도착했다"는 같은해 7월14일 북한 방송 내용간의 연관성 송씨와 김철수의 생일이 같은 점 등도 제시했으나 "보안상 밝힐 수 없다"며 상당수 자료의 공개를 거부했고 법원은 "송씨가 김철수라는 명백한 증거가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 때문에 이번에 검찰에 넘겨진 수사기록에는 당시 공개가 어려웠던 내용들이 상당부분 포함돼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우선 99년 1월 미국으로 망명한 독일 베를린 주재 북한 이익대표부 김경필 서기관 부부가 서방측이나 우리측에 넘겨준 송씨 관련 자료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송씨가 북한측 전달사항을 넘겨받는 등 북한대표부와 수시로 접촉해왔고 김 서기관이 북한 노동당 대남부서인 통일전선부 소속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수준의 자료가 건네졌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민사소송 재판기록에 포함돼 있던 북한대표부 보고 내용 등도 이 자료로부터 입수됐을 가능성이 높다.
베를린 주재 북한 공관에 대한 우리 정보기관의 활동으로 파악된 관련 자료나 국내·외 정보기관의 송 교수 통화내역 감청자료 및 동향보고 자료도 X파일의 중요한 내용으로 보인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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