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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동대문 상인 귀갓길 잇단 강도 잠자는 "새벽 치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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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동대문 상인 귀갓길 잇단 강도 잠자는 "새벽 치안"

입력
2003.10.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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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4개월 동안 서울 동대문과 남대문시장 일대에서 여성 상인을 대상으로 50여건의 강도사건이 발생했지만 경찰이 실태파악조차 못하고 있다 뒤늦게 부랴부랴 수사에 나서 상인들이 반발하고 있다.5일 경찰과 피해 상인들에 따르면 동대문 D쇼핑몰에서 의류매장을 운영하는 황모(40·여)씨가 6월초 송파구 가락동 자신의 집 앞에서 뒤따라온 20대 중반의 남자 2명에게 둔기로 맞고 강도를 당한 것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시장 상인 50여명이 수천여만원대의 강도를 당했다. 피해 상인들은 대부분 "새벽에 일을 마치고 퇴근할 때 모자를 눌러쓴 20대 남자가 집 부근에 숨어 있었으며 버스를 타고 따라온 일행이 전화로 연락한 것 같았다"고 진술, 동일한 2인조 강도단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경찰은 발생 장소가 서울 전역에 흩어져 있다는 이유로 초기 공조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고 피해 상가 관할 경찰서는 강도 발생 사실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사건을 접수한 관할 경찰서의 초기 부실수사도 말썽이다. 8월 광진구 구의동 집 앞에서 20대 2인조 남성 강도에게 폭행을 당하고 현금과 휴대폰을 빼앗긴 D쇼핑몰 의류매장 상인 기모(48·여)씨는 "관할 경찰서에 강도신고를 할 때 '주위 상인들도 비슷한 수법의 강도를 당한 경우가 많다'고 진술했다"며 "하지만 경찰은 하루 뒤 전화로 '이동통신대리점에 직접 전화해 도난 당한 휴대폰 통화내역을 조회해보라'고 했을 뿐 두 달 동안 연락도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성북구 길음동에서 강도를 당한 동대문시장 M쇼핑몰 상인 석모(44·여)씨는 "경찰에 신고했지만 한 달이 지나도록 연락이 없었다"고 말했다. 특히 초동수사를 맡은 일선 경찰서 가운데 상당수는 200만원 이상의 강도사건은 서울경찰청에 보고하라는 규정을 무시하고 보고조차 하지 않았다.

피해가 확산되자 경찰은 4일 뒤늦게 대책회의를 열어 서울경찰청 수사부가 이 사건을 총괄 지휘하면서 강도발생 12개 경찰서에 수사전담반을 설치하고 새벽시장 일대 순찰강화 지시를 내렸다. 하지만 피해 상인들은 "경찰이 뒤늦게 수사를 한들 범인이 잡히겠냐"며 "민생치안이 구멍나 장사하기도 겁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전성철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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