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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청소… 수술… 사람은 뭐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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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청소… 수술… 사람은 뭐하지?

입력
2003.10.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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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소설의 거장 아이작 아시모프의 소설을 영화화한 '바이센테니얼 맨'에서 모든 집안 일을 해결해주는 앤드류라는 가정부 로봇이 등장한다. 가정부 로봇의 도래를 예고한 이 영화의 배경은 2005년. 반면 일본 미쓰비시연구소는 2010년에 생활 로봇이 본격 사용되고 2020년에는 '1가구 1로봇 시대'가 열릴 것으로 예측했다.그럼 우리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지능로봇연구센터 오상록 박사는 "첨단 제품을 좋아하는 한국인 특성을 고려하면 우리도 일본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빨리 '1가구 1로봇 시대'가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 지능형 로봇을 '10대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의 하나로 지정, 향후 5년간 모두 2,589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2004년까지 단어를 인식하고 평지에서 걷는 2족 보행 로봇을 개발하고, 2006년에는 사람과 악수하고 계단을 자유롭게 오르내리는 로봇을, 2007년에는 2,000단어 이상을 인식할 수 있는 생활로봇을 보급하기 위해서다.

다양한 지능형 로봇

지능형 로봇은 센서를 통해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지능을 이용해 상황을 판단,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로봇이다. 아직 '아톰'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과거보다 한층 발전된 인공지능을 갖춘 경비 로봇, 청소 로봇, 잔디깎기 로봇, 도우미 로봇, 애완용 로봇, 위험 작업용 로봇, 외과수술용 로봇 등 다양한 지능형 로봇이 이미 출현했다.

이 가운데 사람 대신 집안 청소를 도맡아 하는 청소 로봇이 가장 많이 제작된다. 미국의 아이로봇사가 지난 해 내놓은 청소로봇 '룸바'는 199달러(약 24만원)에 불과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름 35㎝에 높이 9.5㎝인 이 원통형 로봇은 한번 충전을 하면 1시간30분 동안 청소를 한다.

또한 스웨덴 일렉트로룩스는 올해 초 가정용 로봇 진공청소기'트릴로바이트'를 한국시장에 출시했다. 이 로봇은 센서로 집안의 크기를 측정한 다음 책상이나 침대 밑을 돌아다니면서 먼지와 오물을 제거한다. 인공지능도 갖춰 벽이나 가구 같은 장애물을 만나면 피해 간다.

일본 소니사의 강아지 로봇 '아이보(AIBO)'는 애완용 로봇 붐을 일으켰다. 사람의 명령을 알아듣고 감정을 표현하며 스스로 움직이는데 고무공을 대면 진짜 강아지처럼 졸졸 따라오고 낯선 사람이 만지면 경계의 몸짓을 보인다. 혼다사의 '아시모(ASIMO)'로봇은 도쿄 과학미래관에서 연봉 2억원을 받고 안내도우미로 활동하고 있다.

영국 로보사이언스사가 만든 '로보독'로봇은 사냥개 모양의 로봇으로 주인이 없을 때 바깥에서 집 주변을 감시할 수 있다. 5살짜리 어린이를 등에 태우거나 장애물을 기어오를 수 있으며, 축구공도 찬다.

한편 미국 인튜이티브 서지컬사가 만든 '다빈치 로봇'은 복강경 수술때 의사를 도와주는 로봇. 독일 일메나우 공대 연구팀이 개발한 초소형 로봇은 의료장비를 탑재할 수 있어 혈관을 구석구석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혈관 벽에 달라붙은 지방도 제거할 수 있다.

우리는 어디까지 왔나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인간형 로봇 '한사람(HanSaRam)'과 '미모트' 로봇, 인터넷에 기반한 퍼스널 로봇 '마이봇'을 개발했으며 장애인용 로봇과 수화인식 로봇, 자율주행 기능을 갖춘 도우미 로봇을 연구하고 있다. 또한 미세수술용 원격제어 로봇 시스템과 엉덩이관절 전치환수술 로봇 등과 특정 목적 수술 로봇도 개발하고 있다.

KIST 지능로봇연구센터에서는 휴먼 로봇과 서비스 로봇, 생체 모방형 인간형 로봇, 지능형 홈 로봇, 내시경 로봇 등을 개발 중이다. KIST가 개발한 로봇 '베이비 봅'은 만 1세 아이 수준의 크기와 지능을 갖추고 있으며 두발 보행과 음상과 영상을 인식한다.

최근에는 폭발물을 탐지·제거하거나 화재현장에서 인명을 구조하는 위험한 일을 도맡아 하는 위험작업용 로봇인 '롭해저'와 전시관 등을 안내하는 안내로봇 '지니'도 개발했다. 이밖에 가정에서 가정부 역할을 하는 '홈봇'로봇을 개발했는데 이 로봇은 사람의 표정을 인식할 수 있고 사람의 부르는 말을 인식해 다가갈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한 삼성전자는 장난감 로봇 '앤토'와 가정용 로봇 '아이꼬마', '아이마로'를, LG전자는 청소용 로봇인 '로보킹'을 출시했다. 이밖에 한울로보틱스와 유진로보틱스 등 10여개에 이르는 로봇 벤처사들은 청소용 로봇, 가정 교육용 로봇 등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도움말=한국과학기술연구원 기능로봇연구센터 정우진 선임연구원>

■ 로봇의 역사

로봇의 어원은 체코슬라바키아어 '로보타(robota)'라는 단어로, '고되고 지루한 일, 노예 상태'라는 의미다. 체코슬라바키아의 작가 카렐 차페크가 희곡 '로섬의 만능로봇(Rossum's Universal Robots)'에서 처음 사용했다. 차페크는 이 희곡에서 인간의 고된 일을 대신하는 로봇이 노동을 통해 지능과 반항 정신을 얻게되고 결국 인간을 멸망시키는 것으로 묘사했다.

미국의 조지 디폴이 1954년 산업용 로봇 특허를 처음 신청했으며 1958년 산업용 로봇 유니메이트를 만든 게 세계 최초의 로봇이었다. 1966년 수소폭탄의 회수를 위한 해양로봇이 개발된 데 이어 1973년 일본에서 두 다리를 천천히 걸을 수 있으며 일본어 발음도 가능한 최초의 인간형 로봇 '와보트1'가 만들어지면서 인간생활 속으로 깊숙이 들어왔다.

특히 1977년 조지 루카스 감독의 영화 '스타워즈'에 로봇 R2D2와 C3PO가 등장하면서 로봇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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