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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全씨물품 경매… 역사의 아이러니"/ 1억여원어치 낙찰로 관심끈 김홍선씨 "언젠가 전시기회… 진돗개는 돌려줄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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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全씨물품 경매… 역사의 아이러니"/ 1억여원어치 낙찰로 관심끈 김홍선씨 "언젠가 전시기회… 진돗개는 돌려줄것"

입력
2003.10.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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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대통령의 물건이 경매에 나왔다는 것 자체가 역사의 희비극적인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2일 열린 전두환 전 대통령의 동산경매에 참가해 진돗개와 TV, 냉장고, 서예, 병풍, 동양화 등 총 1억1,850만원어치의 물건을 낙찰받아 관심을 끌었던 김홍선(50·사진)씨는 "나는 단순한 골동품 애호가일뿐"이며 "이번 경매에 명예퇴직금 등 그동안 모은 돈을 다 쏟아부었다"고 말했다.

경매에 참여한 계기에 대해 김씨는 "전 전 대통령에겐 특별한 호감도, 반감도 없는 평범한 사람인데 다만 전직 대통령이 쓰던 물건들이 일반인들에게 경매되기까지의 과정이 역사의 아이러니를 담고 있다고 생각돼 참여했다"고 말했다. 잘 나가는 광고회사 간부 출신인 김씨는 1998년 외환위기로 명예퇴직을 한 뒤 평소 취미생활로 틈틈이 해왔던 골동품 수집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특히 근대생활사를 담은 옛 물건들의 매력에 푹 빠져 이제는 1950∼70년대 교실, 구멍가게, 이발소, 사진관을 재현할 수 있을 만큼 소장품이 늘어났다. 김씨는 "쉽게 버려지는 옛 물건들이지만 그 속에 담긴 사연을 상상하다 보면 과거의 역사가 되살아나는 것 같다"며 "과거를 잊고 사는 사람들에게 어려웠던 지난 세월을 돌아볼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씨는 그동안 모아온 가구 등 골동품을 사고 팔기도 하고 지자체, 백화점 등의 요청이 들어오면 근대생활사 전시회를 열고 있다. 김씨는 "언젠가 냉철한 역사적 평가를 통해 전직 대통령 기념관이나 박물관에 전시될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이라며 "전직 대통령의 손때가 묻은 이 물건들도 역사적 평가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낙찰받은 진돗개들에 대해서는 "동물이 무슨 죄가 있겠느냐"며 "전 전 대통령도 개들에 대해서 만큼은 애정이 남아있을 것이므로 다시 돌려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명수기자 lec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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