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일 서울 여의도 공원에서는 캐논이 새로 내놓은 디지털 카메라 EOS 300D 신제품 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신제품 발표회의 초청대상은 인터넷 디지털 카메라 동호회에서 활동해온 동호인 300여명이었다.이례적으로 동호인 대상 제품 발표회를 마련한 캐논은 아시아지역본부 오가와 사장을 참석시키는 등 동호인들을 한껏 '예우'하는 모습이었다. 캐논 관계자는 "디지털 카메라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한국의 위상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시장에 대한 외국계 가전사의 '대접'이 달라지고 있다. 디지털 제품의 수요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늘어나 디지털 신제품의 '테스트 마켓'으로 떠오른 한국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 저마다 안간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최근 나쇼날 브랜드를 파나소닉으로 통합시키기로 한 파나소닉코리아는 'Time to Korean Market' 정책을 펴기로 했다. 일본 본사에서 출시하는 최신형 디지털 제품을 일본과 동시에 한국에도 내놓겠다는 것이다.
한국형 에어컨 전담 디자인팀을 두고 '한국형 스탠드 에어컨'을 선보였던 캐리어코리아는 아예 한국 시장만을 공략하기 위해 외국계 가전사로서는 처음으로 김치냉장고를 내놓기도 했다.
올림푸스코리아는 최근 신제품 E1의 색깔을 한국 소비자 취향에 맞춰 본사에서 채택한 청색대신 은색으로 바꾸고 전세계에 출시하는 LCD에 한글메뉴를 기본으로 탑재했다. JVC코리아도 최근 캠코더 세부메뉴를 한글로 표기하기 시작했다.
외국계 가전사 관계자는 "디지털 신제품을 빨리 받아들이고 유행에 민감한 한국시장에서의 성공은 세계 시장 성공의 보증수표로 통한다"면서 "디지털 강국 한국의 위상이 효력을 발휘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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