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3일 재독 사회학자 송두율씨의 입국 뒤에 정권 차원의 시나리오가 존재한다는 '기획 입국설' 공세를 이어갔다. "송씨의 입국이 형식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초청이지만, 사법당국이 공소보류 방침을 미리 정해둔 가운데 KBS가 미화 프로그램을 통해 여론을 우호적으로 유도하는 등 치밀한 기획과 역할 분담이 있었다"는 게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시나리오의 요체다.한나라당은 "이 같은 시나리오가 박정삼 국정원 2차장이 송씨 입국 전 독일 베를린을 방문한 것이 확인되고, 이종수 KBS 이사장도 독일에서 송씨와 만난 것으로 밝혀지면서 속속 드러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금실 법무장관이 "김철수라 하더라도 처벌할 수 있겠느냐"며 애드벌룬을 띄운 것도 그 일단이라는 시각이다.
정형근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과 연계된 핵심세력이 정부 내에 핵심으로 포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정원의 공소보류, KBS의 미화작업, 국정원 박 차장의 베를린 방문 등을 거론한 뒤 "(송씨 입국에) 조직적인 배후와 개입이 있었다"며 "공개방송에서 얘기할 때는 단순히 생각만 갖고 얘기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어 "그 배후 세력의 뿌리를 뽑아낼 수 있느냐가 이 사건의 열쇠"라고 공세를 폈다.
국회 정보위원인 이윤성 의원도 기자간담회를 갖고 "송씨가 가족들까지 데리고 '조국의 품에 안기고 싶다'며 입국 했을 때는 혼자 결단 내리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조종하는 누군가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고영구 국정원장은 '송씨 귀국을 언론 보도로 알았다'고 부인하고 있지만 민주화기념사업회 박형규 이사장은 말이 다르다"며 "송씨 귀국을 앞두고 당국의 사전 대책회의가 없었을 리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화기념사업회 박 이사장은 지난 달 24일 행자위 국감에서 "국정원측과 사전 의견교환이 있었다"고 증언했었다. 그는 "2일 KBS 국감에서 정연주 사장이 '송씨 관련 다큐멘터리를 내보낸 것은 기사밸류가 있어서'라고 주장해 '기사 밸류가 있으면 간첩도 미화하느냐'고 물었더니 답을 못하더라"고 전했다.
홍준표 의원도 기자와의 통화에서 "송씨는 입국하기 전 사법처리 받지 않는다는 언질을 받았다"며 "하지만 국정원 수사 실무팀의 반발 등으로 (정부 고위층의) 입장이 난처해진 경우"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이 의원도 "당시 국감장에 나왔던 국정원 수사 담당자들은 상당히 자신감에 차 있었다"며 이 같은 분위기를 흘렸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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