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저녁 6시(현지시각)부터 워싱턴 주미 대사관저에서 국군의 날 및 개천절 기념 리셉션을 주재한 한승주(韓昇洲) 주미 대사는 뜻밖의 손님을 맞았다. 저녁 7시30분부터 30분간 머문 미 국방부의 2인자 폴 월포위츠 부장관과 미 현역 최고위 사령탑인 리처드 마이어스 합참의장은 행사장을 빛낸 주빈이었다.대사관측은 이들에게 초청장을 보냈지만 예전의 관례에 비추어 참석을 예상하지는 않았다. 올해가 한미 동맹 50주년이라는 특별한 의미가 있지만 지난 6월 대사관저에서 열린 기념식에 참석한 미 군 당국의 최고위층이 피터 페이스 합참 부의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날 참석인사는 확실히 중량급이었다.
때문에 이들의 예기치 않은 '축하 방문'을 한국군의 이라크 파병 문제와 연결짓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한 참석자는 "한미간에 파병 문제가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시점에 월포위츠 부장관이 행사장에 나타난 것은 그 자체로 흥미로운 일"이라며 "동맹 관계를 다지는 자연스런 자리를 통해 파병 문제에 대한 한국 정부의 협조를 요청하려는 뜻이 담기지 않았겠냐"고 말했다.
월포위츠 부장관은 이날 마이어스 의장과 함께 한 대사와 긴 대화를 나눴다. 특히 월포위츠 부장관은 한 대사에게 "한국측의 협조에 거듭 감사한다"고 말해 이미 한국 정부로부터 파병 결정을 통보 받았을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이날 행사에는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를 비롯 미 정부, 군, 의회, 정계 인사 등이 다수 참석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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