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3일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평북 영변의 5㎿원자로가 정상 가동되고 있으며 핵 재처리 시설도 필요시 재가동할 수 있도록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통신은 "그간 봉인되어 있던 8,000여대의 폐연료봉 재처리는 이미 6월 말까지 성과적으로 끝났다"면서 "플루토늄의 용도를 변경시키는 데서 제기된 모든 기술적 문제들은 원만히 해결됐다"고 강조했다.
통신은 또 "영변의 5㎿원자로에서 계속 나오게 될 폐연료봉들도 때가 되면 지체 없이 재처리될 것"이라며 "미국이 우리에 대한 핵 선제공격 위협을 더욱 노골화하고 있는 조건에서 정당방위 수단으로서 핵 억제력을 계속 유지·강화해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A5면
이 같은 북한의 언급은 유엔총회에 참석중인 최수헌 외무성 부상의 1일 발언과 외무성 대변인의 2일 담화에 이어 사흘 연속 비슷한 내용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전날에 이어 영변의 핵 재처리 시설을 언제든 재가동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은 8,000여개의 폐연료봉과 별도로 앞으로 나올 폐연료봉까지 재처리해 플루토늄을 추가 생산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백학순(白鶴淳) 세종연구소 남북한관계연구실장은 "북한의 최근 주장은 새로운 카드라기보다는 이미 했던 얘기의 수위를 한 단계씩 높여가는 것"이라며 "그러나 이면에는 2차 6자회담을 앞두고 미국에 양보를 촉구하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 당국자는 "지난 2월에 북한이 원자로 재가동에 나섰다는 결론을 낸 바 있으며 1년이 지나더라도 핵무기 1개 분량의 플루토늄만이 추출될 것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 시급한 문제는 아니다"면서도 "북한이 잇따라 상황 악화로 인식될 만한 언동을 지속하는 것은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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