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거침없는 행보를 보여온 강금실 법무장관(사진)이 잇따른 구설에 주춤하고 있다.지난달 법조기자단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재독 사회학자 송두율씨의 사법처리 방향과 관련, "정치국 후보위원이었다 하더라도 그보다 높은 북한 고위직이 왕래하는 마당에 처벌할 수 있겠느냐"고 말한 것이 발단이 됐다.
송씨 처리 방향에 대해 책임 있는 주무장관의 의견표명은 이날 처음 나온 것이어서 전 언론이 이를 비중 있게 보도했고, 보수 진영은 "송씨의 귀국은 정부와 사전에 손을 맞춘 것"이라고 반발했다. 며칠 뒤 법조 여기자들과 가진 식사 자리에서는 "추석 연휴기간에 김진표 경제부총리가 골프를 친 것이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태풍 매미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뮤지컬 관람을 옹호한 최낙정 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발언이 문제가 됐던 시점이라 이 역시 논란이 됐다.
법조브로커 사건으로 검사징계위원회에 회부된 검사 4명 중 강 장관 측근인 법무부 간부에 대해서만 무혐의 처분한 검사징계위 결정도 강 장관에게 부담이 되는 대목이다.
이 간부의 징계위 회부를 강 장관과 송광수 검찰총장의 '기싸움'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팽배하던 차에 무혐의 결정을 접한 일선 검사들의 반응은 무척 냉랭한 상태여서 검찰과의 관계에 빨간 불이 켜진 셈이다.
이와 관련, 강 장관은 최근 몇몇 측근들에게 자신에 대한 언론의 보도행태에 대해 적잖은 낭패감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밥 먹다 한 얘기를 그런 식으로 기사화하는 법이 어디 있느냐" "장관이 하는 말과 개인이 하는 말도 구분하지 못하느냐"며 매우 억울해 했다는 전언이다.
소신이 분명해 할 말은 하는 스타일인데다 여성장관에 대한 대중적인 호기심까지 더해져 일거수일투족이 모두 기사화되는데 대해 심리적 부담이 크다고 한다. 심지어 스포츠지의 '이효리 신드롬'에 빗대 '종합지의 강효리'라는 농담까지 회자될 정도다. 이 때문에 강 장관은 지난달 30일 국무회의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피하는 등 최근 말수가 크게 줄어든 모습이다.
/노원명기자 narzi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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