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해운 비자금 사건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안대희 검사장)는 3일 SK해운을 통해 조성된 100억원 안팎의 비자금이 정치권 로비 등에 불법 사용된 사실을 일부 확인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이날 손길승(孫吉丞) SK그룹 회장을 상대로 이틀째 조사를 벌인 뒤 이날 밤 12시께 귀가 조치했다.문효남 대검 수사기획관은 "SK해운이 적법하게 회계처리하지 않은 전체 '부외자금'의 규모는 2,000억여원이나 이중 정치권 로비 등 불법 용도에 사용된 비자금은 100억원 안팎"이라며 "비자금이 정치권에 유입된 사실을 일부 확인했으며 내주 중 일부 비자금 수수 정치인을 소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 기획관은 또 "손 회장을 특별경제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의 혐의로 입건하고 일단 귀가조치했으나 불구속 방침이 선 것은 아니다"며 "조사할 내용이 많아 6일 대검찰청 국정감사 이후 재소환할 방침이며 신병처리 여부는 조사절차가 모두 끝난 뒤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2000년 총선과 지난해 대선 당시 SK측이 여야 정치권에 100억원대 로비자금을 전달한 혐의에 대해 집중 추궁했으나 손 회장은 비자금 제공 사실은 대체로 시인하면서도 "기업들이 정치권에 관행적으로 제공해온 대가성 없는 정치자금"이라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원명기자 narzi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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