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두율씨는 2일 서울 아카데미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재 가장 최악의 상황은 37년 만에 입국한 고국에서 추방되는 것이며 한국의 대학 강단에 서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의혹에 대해 해명할 기회가 있었는데 지금에서야 밝힌 이유는.
"국정원에서 다 이야기했고, 조사중이었는데 일일이 신문보도를 보고 답변할 수가 없었다. 조사가 끝나고 서류가 검찰에 송치된 상태에서 종합적으로 입장을 밝히려 했다."
― '김철수'라는 정치국 후보위원임을 인지한 후 명백히 거부의사를 표시했나.
"각종 학술회의 개최에도 어려움이 많았는데 적어도 정치국 후보위원 정도였다면 그 정도 성사시키지 못했겠는가. 직책이 사실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남북 어느 한편에 서서 100% 지지한 것이 아니다. 나름대로 내 자신의 내면에 갈등이 많았다."
― 한국행 결심 동기는.
"진정한 의미의 남북화해를 위해 한쪽만 치우치면 안 된다. 40년 가까이 외국에서 살고 있는데 실제로 한국을 한번 보고 싶었다."
― 한국에 남고 싶다고 했다는데.
"외국 생활을 오래 했지만, 가르치는 것이 내 직업이다. 여기(한국)서 후학들도 가르칠 구상도 가지고 있다."
― 사실상 북한 정치국 후보위원이었는데 왜 황장엽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나.
"1998년 10월부터 2001년 10월까지 계속된 소송사건은 기본적으로 그 당시에 문건들로 결론이 났다. 기본입장은 실질적인 의미에서 정치국 후보위원이 아니었으며 권력핵심으로 절대 있지 않았다. 사법기관에서 어떤 결론이 나오더라도 받아 들이고 법에 따라 처벌을 감수할 것이다. 가장 상상하기 싫은 것은 추방이다."
― 교수가 아니라 강사라는 말도 있는데.
"독일 뮌스터대 학장이나 대사관 등에 물어봐라. 이번에도 강의를 2개 맡았다.독일 교수체계를 모르면 입을 다물어라."
―입국 당시 청와대나 국정원과 사전교감이 있었나.
"40년 동안 떨어져 있었는데 무슨 교감이 있겠느냐. 그러나 입국 시 위험을 인지했으며 스스로 결단을 내렸다. 9월9일 노동당 창건 55주년 기념 행사에 북측으로부터 공식 초청장을 받아 비행기표까지 끊었지만 취소하고 한국에 들어온 것이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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