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2일 잇단 실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최낙정 해수부 장관을 전격 해임한 것은 지금까지의 인사 스타일에 비추어 볼 때 상당히 파격적이다. 노 대통령은 '온정주의'라는 비판을 받을 정도로 한번 기용한 사람을 보호하는 경향을 강하게 보여왔기 때문이다. 그만큼 최 장관이 일으킨 파문을 심각하게 받아들였다는 뜻이다.윤태영 대변인은 이날 "노 대통령이 고건 총리의 건의를 받아들여 최 장관을 경질했다"고 '경질'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실제로는 문책, 해임한 것이다. '오페라 발언'으로 시작된 실언이 '교원 비하 발언'으로 이어지면서 대통령이 최 장관의 자질에 의구심을 갖게 됐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또 신4당체제 아래에서 가뜩이나 국회와의 관계 설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마당에 시간을 끌수록 '코드 인사'에 대한 비판이 커질 것을 예상하고 사전에 이를 차단하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최 장관의 해임은 이날 오전 문희상 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일일 현안 점검회의에서 최 장관에 대한 우려와 비판이 터져나오면서 일찌감치 감지됐다. 회의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어떻게 하루도 편할 날이 없도록 하는지 모르겠다"고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어 이날 오후 노 대통령이 정찬용 인사보좌관을 부른 것으로 확인되면서 최 장관 해임은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됐다. 오전 한때 '청와대가 최 장관을 국무회의에 참석하지 말라고 했다'는 얘기가 떠돌았으나 윤 대변인은 "청와대에서 누구도 최 장관에게 전화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고태성기자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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