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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주사장 간첩사건 연루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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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주사장 간첩사건 연루 논란

입력
2003.10.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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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문화관광위의 2일 KBS 국정감사에서는 재독사회학자 송두율씨를 다룬 다큐멘터리 '한국사회를 말한다―귀향, 돌아오는 망명객들'의 공정성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한나라당 이윤성 의원은 "1977년부터 89년까지 이종수 KBS이사장이,송두율씨가 초대 의장을 지냈던 독일 '민주사회건설협의회'의장을 지냈다"며 "송씨를 미화하는데 이 이사장이 개입한 것 아니냐"고 의심했다.

정병국 의원은 "정 사장이 과거에 송씨에게 칼럼을 쓰도록 해 간첩혐의를 벗겨주더니 이제는 민주통일인사로 포장해 영웅시하고 있다"며 정 사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고흥길 의원은 "KBS는 5월 시청자위원회가 '송두율이 미화되고 있다'고 지적하자 '유념하겠다'고 해놓고 또 다시 그를 미화하는 방송을 했다"고 질타했다. 자민련 정진석 의원도 "편향적 이념과 역사 해석을 전파하는 데 주력해 온 KBS는 아예 공영방송의 간판을 내리라"고 목청을 높였다.

반면 통합신당 김성호 의원은 "정 사장은 KBS가 공영성을 강화하는 프로를 많이 방영해야 한다는 국민 기대를 충족시켜주고 있다"며 "문제의 다큐는 송씨를 미화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엄청난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심재권 의원은 "한국의 민주화를 위해 애써 일해온 해외 동포들이 40년 만에 고국을 방문하는 것을 다룬 프로그램이 무엇이 잘못됐는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정연주 사장은 일단 "송씨 인터뷰 내용과 국정원 조사 결과가 배치돼 국민에게 혼란을 준 데 대해 사과한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그러나 "프로그램 전체로 봤을 때 그를 미화하거나 영웅시하지는 않았다"고 반박했다.

정 사장은 제작 배경에 대해 "일관되고 순수하게 북한 정권과 관련 없이 민주화 운동을 해왔다는 송씨의 학자적 양심과 그가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임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법원의 판단을 존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제작진은 당국의 조사에서 일부 본인 주장과 다른 점이 나오고 있음을 감안해 난상토론 끝에 사실 중심으로 방송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이규환 시사제작국장도 기자들에게 "8월 '입국금지―최후의 망명객들' 편에서 다룬 해외 반체제 인사의 귀향이 성사돼 후속 편을 만들면서 송 씨의 귀국 일정을 가치 판단 없이 기록했다"면서 "송씨를 미화했다는 비판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의원들은 이날 질의에 앞서 "해당 프로그램을 보지 못했다. 논의의 효율성을 위해 방송을 보고 시작하자"는 민주당 정범구 의원의 제안에 따라 국감장에서 논란이 된 다큐를 1시간 가량 시청했다. 일부 위원들은 "(프로그램을) 다 본 사람도 있는 또 봐야 하느냐"며 불만을 표출했지만 통합신당 김성호 의원은 시청 후 "안 봤더라면 나도 편향된 시각을 가질 뻔했다"고 말했다. 의원들은 점심 식사를 마친 뒤 회의 속개를 미루고 오후 2시부터 시작한 송씨의 기자회견을 TV를 통해 시청하는 등 관련 상황에 큰 관심을 보였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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