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통신이 외자유치안 통과를 위해 소액주주들을 상대로 위임장 모집에 나선 것에 맞서 LG도 외자유치안 부결을 위해 소액주주 위임장을 모으는 작업에 착수했다. 외자유치안 통과여부를 결정할 21일 임시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이 예상됨에 따라 LG와 하나로통신이 본격적인 세력 결집 싸움에 들어간 것이다.LG 계열사인 데이콤은 하나로통신의 외자유치안을 저지시키기 위해 소액주주들을 상대로 위임장을 모으기로 하고 이를 2일 금융감독원에 신고했다. 데이콤은 주식보유수가 비교적 많은 소액주주들을 직접 접촉해 외자유치안 부결의 당위성을 설명한 뒤 위임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데이콤 관계자는 "하나로통신 본사를 방문해 주주명부를 확보하려고 했으나 하나로통신측이 제대로 협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LG의 이 같은 움직임은 하나로통신측이 벌이고 있는 소액주주 표 결집이 21일 주총에서 뜻밖의 변수로 작용할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에 따른 것. LG는 지난달 LG투자증권창구를 통해 총 18.03%의 지분을 확보, 비교적 느긋한 자세를 취해왔으나 하나로통신이 소액주주 위임장을 모으기 시작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될 수도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하나로통신은 1일부터 소액주주전용 웹사이트와 무료 직통전화까지 개설하면서 소액주주 위임장 확보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나로통신 관계자는 "웹사이트와 직통전화를 통한 외자유치안 찬성표 결집운동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며 "지금 추세라면 LG로서도 외자유치안 부결을 자신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자유치안이 통과되려면 총주식의 3분의1 이상 및 참석주식의 3분의2 이상 찬성을 받아야 한다. 하나로통신은 대주주와 우리사주, 외국인지분 등 30% 정도의 우호지분을 확보한 상태지만, 주총 가결을 이끌어내려면 LG측 반대지분(18.03%)의 2배가 되어야 한다. 따라서 42%에 달하는 '개미군단'지분 가운데 약 7% 정도의 위임장을 모집해야 한다.
결국 팽팽한 양측의 싸움에서 '캐스팅보트'는 소액주주들의 손으로 넘어가게 됐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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