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길 국방부 장관은 1일 있은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서 노무현 대통령에게 우산을 받쳐준 것을 두고 "과공(過恭)이 아니냐"고 논란이 일자 "내가 신중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조 장관은 2일 국회 법사위의 군사법원 국감에서 민주당 조순형 의원이 "장병들이 비를 맞고 있는데 대통령만 비를 맞지 않도록 하기 위해 국방장관이 굳이 우산을 받쳐들어야 했느냐"고 질타하자 이렇게 답했다. 조 장관은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갑자기 그런 상황이 닥쳐 수행원이 우산을 건네주기에 그냥 넘겨받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방부 내에서도 "국군의 생일인데 60세가 넘은 국방장관이 힘겹게 우산을 받치는 모습을 보였어야 했느냐"는 등 비판적 의견이 상당했다. 또 TV를 통해 대통령의 사열 장면을 보았던 시민들도 "대통령이 장병의 사열을 받으며 함께 비를 맞는 모습을 보여줬다면 장병의 사기도 높이고 아들을 군에 보낸 부모에게 좋은 이미지를 줄 수 있었는데…"라며 아쉬워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와 관련, "당시 비가 너무 많이 왔고 사열차량에는 경호원이 탈 공간이 모자라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한 관계자는 "원래 비가 오는 경우에 대비해 우의와 모자, 우산을 준비했었다"며 "대통령은 사열을 받은 뒤 연설을 해야 했는데 비가 너무 많이 왔기 때문에 우의를 입었을 경우 다 젖을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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