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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송 교수 회견 신뢰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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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송 교수 회견 신뢰 안된다

입력
2003.10.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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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독학자 송두율 교수가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양심적 학자'에서 '거물간첩'으로 추락했다고 말하는 모습은 처연하면서도 분노를 자아내게 한다. 그는 입국전의 자신을 '양심적 학자'라 주장했지만, 남북을 등거리에 놓고 고뇌하는 것처럼 비쳐졌던 그의 활동은 노동당 입당 등의 행각으로 설득력을 잃었다.그는 대한민국의 실정법으로 보면 분명한 '거물간첩'이다. 입국 전 독일에서 했던 주장과 입국 후 서울에서 하는 얘기가 상반되는 것은 그에 대한 인간적 신뢰마저 흔들어 놓기에 충분한 것들이다.

국정원은 국회 정보위 국정감사 보고에서 송 교수가 북한 노동당 정치국 서열 23위인 김철수이며 18회에 걸쳐 입북했고, 북한으로부터 15만달러를 지원받았다고 밝혔다. 송 교수는 국정원이 움직일 수 없는 증거를 제시하자 자신이 김철수라는 사실과 친북 행각을 자백한 것으로 돼 있다. 하지만 회견에서는 노동당에 입당한 것은 맞지만 이는 입북을 위한 통과의례 였으며, 자신이 김철수라는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임을 통보 받거나 그의 이름으로 활동한적은 없다고 강변했다.

국정원의 국회 보고와 회견내용 중 사실이 다른 부분은 검찰의 수사와 재판과정 등에서 가려져야 한다. 그러자면 송 교수 문제는 법과 원칙대로 처리하는 게 마땅하다. 진상을 확실히 규명하는 것이 급선무가 됐기 때문이다.

송 교수는 "노동당 입당 등 오해를 살만한 행적과 관련해 국민에게 사죄할 것은 사죄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행적은 오해를 살만 한 게 아니라 분명한 실정법 위반 행위다.

송 교수가 독일국적을 지니고 있고, 그가 자신의 잘못을 그나마 뉘우치고 있다는 등의 정상은 참작의 대상일 뿐이다. 송 교수는 그를 안아주고자 했던 남한의 많은 사람들조차 자신을 어떤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지를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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