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2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8,000여개의 폐연료봉 재처리를 완료했으며 이를 통해 얻어진 플루토늄을 핵 억제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용도를 변경시켰다"고 밝혔다.대변인은 담화에서 "현재 흑연감속로 건설 준비 등 핵 시설을 평화적으로 정상가동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영변의 5메가와트 원자로에서 계속 나오게 될 폐연료봉들도 때가 되면 지체없이 재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폐연료봉 재처리에서 추출된 플루토늄을 핵 프로그램에 전용했다고 밝힌 것은 처음이다.
정부는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긴급 소집, 대책을 논의했다. 신봉길(申鳳吉)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북한의 담화를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남북관계 발전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6자회담을 통해 마련된 대화 분위기를 해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그러나 정보 당국은 이날 NSC 회의에서 재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스 추적 등 관련 사항과 함께 "북한이 재처리를 완료했는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보고했으며, 미국도 이에 대해 같은 의견을 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어 "미국이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포기할 어떠한 의지도 가지고 있지 않는 조건에서 최고인민회의 제11기 1차회의 결정대로 정당방위를 위해 핵 억제력을 계속 유지,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기 6자회담 개최와 관련, 북한 대변인은 "지난 베이징회담에서 누구에게도 약속한 것이 전혀 없으며 그 이후에도 약속한 바 없다"면서 "10∼11월이 거론되고 있는 것은 사실과 전혀 맞지 않고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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