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삼(朴丁三) 국정원 2차장이 재독 사회학자 송두율(宋斗律)씨가 입국하기 전인 지난 달 13일 독일 베를린을 방문, 15일까지 3일간 머문 것으로 2일 확인돼 한나라당이 국정원 고위층과 송씨와의 ‘사전조율’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한나라당 홍준표(洪準杓) 의원은 이날 본보기자와 만나 “박 차장이 송씨가 입국하기 전에 베를린을 방문했다는 첩보가 있어 법무부 출입국관리국에 사실조회를 하는 과정에서 국정원측이 ‘박 차장이 지난달 13~15일 베를린에 머물렀다’고 확인해주었다”고 말했다. 송씨는 박 차장이 베를린을 떠난 지 일주일 뒤인 9월22일 민주화기념사업회의 초청으로 입국했다.
홍 의원은 또 “박 차장과 송씨가 서울대 철학과 동기동창으로 서로 아는 사이라는 점에 대해서도 확인중”이라며 “두 사람의 접촉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국정원 고위층이 송씨와 입국 후의 조사내용과 수위를 사전 조율했다는 의혹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정원은 “박 차장은 9월13일부터 일주일간 독일과 이집트를 방문한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새 간부의 얼굴도 알릴 겸, 해외요원을 격려도 할 겸 갔던 것으로 송씨와 만나거나 접촉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국정원은 또 “박 차장과 송씨가 대학시절 서로 알았지만 이번 일과는 전혀 관계없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홍 의원은 “국정원 내에서 국내 파트를 담당하는 2차장이 해외요원의 교육이나 격려를 위해 외국을 방문했다는 해명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 대표는 이날 오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사건은 건국 이후 최고위급 거물 간첩사건이자 국기를 근본부터 뒤흔드는 중대 사건”이라며 “검찰의 철저한 수사와 함께 송씨를 법에 따라 처벌할 것”을 촉구했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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