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국회 재경위의 서울국세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는 올해 국감이 시작된 뒤 처음으로 노무현 대통령 전 후원회장 이기명씨가 증인으로 나와 노 대통령에 대한 '각별한 정'을 과시해 눈길을 끌었다. 이씨는 지난 달 29일 금감원 국감장에서 '코미디 국감' 등의 발언으로 의원들과 충돌했던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의 지원을 받아 야당의 공세를 피해 나갔다.한나라당 의원들이 "강 회장 등에게 진 빚도 못 갚으면서 노 대통령 빚 18억원을 대신 갚아준 이유는 뭐냐"고 따지자 이씨는 "대통령을 위해서라면 18억원이 아니라 100억원이라도 대신 갚아줄 수 있다"고 맞받았다. 이씨는 또 "대통령의 장수천이 곤경에 처했는데 후원회장인 내가 당연히 보증을 서서 도와줄 수 있는 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강 회장도 자신과 노 대통령, 이씨 간의 금전 관계를 '아름다운 거래'라고 강변하자 한나라당 박종근 의원은 "그럼 왜 이기명씨가 (강 회장과의 용인땅 1차 계약을 해지하기도 전에) 돈 없는 윤동혁(소명산업개발 대표)씨와 2차 계약을 해서 '아름다운 거래'가 완결되지 못하도록 했느냐"고 역공을 가했다. 강 회장은 이날 창신섬유의 불량모포 납품 의혹에 대해 "세계에서 제일 좋은 모포를 두고 불량모포라고 말하지 말라"며 "국방부의 제도에 문제가 있다"고 국방부에 화살을 돌리기도 했다.
통합신당 임종석 의원이 "이씨는 보증을 서줬다가 선산까지 팔아서 빚을 갚았고, 강 회장과의 관계는 개인거래"라고 지원사격을 하자 이씨는 기다렸다는 듯 "때로는 목숨보다 소중한 가치가 있고, 가치관이 다르다고 사람을 함부로 매도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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