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명의 아내, 두 명의 동거녀, 이 중 세 여성에게서 낳은 네 명의 자녀…'자신은 결혼 이후 다른 여성과의 사이에 2명의 자녀를 둘 정도로 불륜을 '일상사'로 여기며 살았으면서 단 한번 다른 남성을 사귄 부인을 간통 혐의로 고소한 철면피 50대 남편이 결국 아내에게 위자료와 재산 등 총 9억여원을 지급하고 이혼을 당했다.
아내와 아들을 둔 의사였던 A(58)씨가 함께 일하던 간호사 B(52·여)씨에게 접근한 것은 1974년 봄. B씨는 유부남인줄 모른 채 A씨의 구애를 받아들여 교제를 시작했다가 A씨 아내로부터 간통죄로 고소 당했다. B씨는 그래도 A씨가 부인과 협의 이혼한 뒤 76년 청혼을 해오자 결혼을 승낙했다. B씨는 A씨가 결혼 당시 전 부인과의 사이에 아들이 있다는 사실을 숨긴 것도 용서하고 아이를 친자식처럼 기르며 행복한 결혼생활을 깨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두 번째 결혼 후에도 A씨의 바람기는 수그러들지 않았다. A씨는 다시 함께 일하는 간호조무사와 관계를 갖고 딸을 출산했다. B씨는 그 딸까지 자기 자식으로 받아들였다. 이혼을 요구했지만 "다시는 불륜을 저지르지 않겠다"는 A씨의 다짐에 마음을 누그러뜨렸기 때문.
하지만 A씨는 아내 몰래 간호조무사와의 사이에서 다시 아들을 낳았고, 이후 4번째 여자와 다시 불륜을 저질렀다. 더욱이 "가정으로 돌아와 달라"는 B씨의 애원을 무시하고 구타까지 했다. 월 100만원의 생활비에 1년에 고작 서너 번 집에 찾아오면서 A씨는 B씨가 자신을 위로해 주던 남성과 사귄 것을 빌미 삼아 B씨를 간통죄로 고소하고 구속되게 했다. 참다 못한 B씨는 소송을 냈고 서울가정법원 가사3부(이강원 부장판사)는 1일 "남편과 가장의 책임을 외면하고 수십 년간 다른 여성들과 동거, 부인과 자녀를 돌보지 않은 A씨는 가정 파탄에 대한 책임이 있다"며 "B씨에게 위자료와 재산 9억여원을 주고 이혼하라"고 판결했다.
/김지성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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