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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싱한 "세계民譚"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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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싱한 "세계民譚" 나왔다

입력
2003.10.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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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옛날이야기라고 부르는 민담은 한 민족의 역사와 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보물창고다. 신과 영웅이 등장하는 신화와 달리 민담은 보통 사람들이 친근감을 느낄 소박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오랜 세월 사랑을 받으며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왔다.황금가지에서 30권 짜리 세계민담전집의 1차 분으로 한국, 러시아, 몽골, 남아프리카, 스페인, 태국·미얀마, 터키, 프랑스, 이탈리아, 폴란드·유고 편 10권(사진)을 펴냈다. 나머지 20권은 내년 초 완간할 예정이다.

이 전집은 민담에 관한 한 기존 국내 출판물을 뛰어넘는 역작이다. 기존 책이 대부분 어린이용 축약판이거나 민담의 원산지 언어에서 바로 옮기지 않고 영어판·일어판에서 다시 옮긴 것과 달리 이 전집은 원형 그대로 각 지역 민족어 전공자들이 옮김으로써 내용이 충실하고 번역이 탄탄하다. 각 민족의 대표적 민담 뿐 아니라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도 많이 골라 엮었다. 이를테면 스페인 민담은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것이고, 폴란드와 유고, 남아프리카 민담도 대체로 낯선 것들이다. 앞으로 나올 20권에 포함된 남미의 잉카·과라니 민담, 유럽의 집시 민담, 호주 원주민 민담, 북극 에스키모 민담 등도 그 동안 국내에서 만나기 어려웠던 것들이다.

이 전집이 지구 전역의 모든 문화, 모든 민족을 아우르는 건 아니다. 그러나 우리 눈으로 골라 엮었다는 점에서, 또 본격적이고 체계적으로 세계의 민담을 소개한다는 점에서 매우 의욕적이고 뜻 깊은 기획물이다.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그 안에 민중의 지혜와 상상력이 흘러 넘친다. 신동흔 등 엮음. 각권 1만∼1만2,000원.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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