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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굴 식중독확산 알고보니 "人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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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굴 식중독확산 알고보니 "人災"

입력
2003.10.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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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굴 식중독이 전국으로 확산된 것은 당국의 관리부실에 일차적인 책임이 있다.수산 당국에 따르면 굴 양식어민들은 예년보다 높은 수온을 고려하지 않은 채 관례에 따라 9월 중순께 수확을 시작, 시중에 유통시켜 이를 먹은 소비자들이 식중독균의 일종인 장염비브리오균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경남 고성군 수산관계자는 "생굴을 먹으려면 해수 온도가 18도를 넘지 않아야 하는데 문제의 굴을 채취할 당시 고성군 일대 굴 양식장 밀집지역의 수온은 26도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산당국은 굴 채취 중단 등 아무런 사전 지도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굴에 대한 당국의 이원적인 관리체계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수출용 생굴은 해양수산부 산하 수산물품질검사원이 패독(貝毒)과 대장균 등 4개 항목에 대해 정기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등 철저한 품질관리를 하고 있다. 하지만 내수용은 식품의약품안전청이 관할 지역에 대해 부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샘플링 검사에 의존할 뿐 생산지 위생관리 및 검사시스템은 전무한 실정이다.

이 같은 부실한 관리는 이번 생굴 식중독 파동에서도 여실히 증명됐다. 식약청은 지난달 28일 의정부에서 식중독 증세 환자가 발생했지만 환자가 전국적으로 확산된 지난달 30일에야 6개 지방청에 시판중인 생굴 중 일부를 수거, 식중독 원인균 검사를 하도록 지시했다.

굴 식중독 소식을 접한 굴 주산지인 경남 통영시 굴 양식어민들은 초상집 분위기다. 통영 굴수협은 지난달 30일로 예정했던 굴 초매식을 무기한 연기했고 어민들은 토실토실 살이 오른 굴의 수확을 포기했다.

굴수협 판매과장 성삼만(48)씨는 "경남, 전남 등 남해안 일대 5,000㏊의 굴 양식장 중 절반 가량이 태풍에 쓸려 가면서 700억원대의 엄청난 피해를 입었는데 식중독 사태까지 터져 참담한 심정"이라며 난감해 했다. 통영시 산양읍 풍화리 정금도(63)씨도 "수확기를 맞은 5㏊의 굴 양식장이 판로가 막혀 채취도 못하고 있다"며 애를 태웠다.

한편 이날까지 생굴을 먹고 식중독 증세를 보인 환자는 경기 의정부시 26명, 대구 14명, 경기 파주시 10명, 부산 3명, 인천 1명 등 6개 지역 55명에 달하고 있다.

/통영=이동렬기자 d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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