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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다핀 자식의 꿈 후배들이 이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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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다핀 자식의 꿈 후배들이 이뤘으면…"

입력
2003.10.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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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전국에선 사랑의 장학금이 넘쳤다. 태풍 매미로 경남 마산시 해운프라자 건물 지하에 수몰돼 숨진 정시현(28), 서영은(23)씨, 올 6월 불의의 사고로 숨진 한동대 전산전자공학부 졸업생 김찬(27)씨, 후배들을 위해 자신의 시신을 해부실습용으로 기증한 고 박정섭(76) 충북대 명예교수의 유가족이 모두 고인의 뜻을 기리기 위해 장학금을 내놓았다.정씨의 아버지 정계환(64·사진 왼쪽)씨와 서씨의 아버지 서의호(51·오른쪽)씨는 "평소 학교와 후배를 끔찍하게 생각한 아들과 딸의 뜻을 기려 장학금을 내놓기로 했다"고 말했다. 유가족들은 건물주로부터 받을 보상금 외에 개인적으로도 돈을 보태 두 젊은이 이름의 기금을 조성, 이들의 모교인 경남대와 연세대 후배들을 대상으로 장학금을 주기로 했다.

서의호씨는 "보상금 규모와 수령 시기 등이 아직 결정되지 않아 장학기금의 정확한 규모와 지급 시기 등을 정하지 못했다"면서 " 두 아이를 추모하는 카페의 글을 모아 책으로 발행, 그 수익금도 장학기금에 보탤 계획"이라고 말했다. 내년 결혼을 앞둔 시현씨와 영은씨는 태풍 매미와 해일로 물에 잠긴 해운프라자 지하에서 지난달 13일 숨진 채 발견됐으며 유가족들은 지난달 16일 합동장례식과 함께 이들의 영혼 결혼식을 올렸다.

김찬씨의 아버지 김학영(56)씨와 어머니 정영남(53)씨도 이날 오후 한동대에 사고 보상금등 2억2,000만원을 장학금으로 내놓았다. 2000년 2월 졸업한 김씨는 컴퓨터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병역특례를 마친 뒤 삼성전자 경력사원공채 모집에 합격했지만 입사를 불과 보름 앞둔 올 6월 스위스 리스탈에서 여행 도중 불의의 열차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지난달 25일 뇌동맥류 파열로 일흔 여섯의 나이에 타계한 박정섭 명예 교수의 유족들은 시신을 의과대 해부학 교실에 기증한 데 이어 2일 오전 총장실에서 1억원의 장학금을 전달키로 했다. 장학금은 박 교수가 모은 돈에 장례식 때 들어 온 조의금 3,000만원을 합해 마련했다.

/마산=이동렬기자 dylee@hk.co.kr

포항=이정훈기자 junghunlee@hk.co.kr 청주=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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