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 싫어 싫어, 홍차 싫어 싫어, 새카만 커피 오∼노! 핫쵸코 싫어 싫어, 사이다 싫어 싫어, 새하얀 우유 오∼예! 우∼유 좋아 우∼유 좋아∼우∼유 주세요(다 주세요)'라는 노래 '우유송'은 올해 최고의 히트곡이라 할 만하다. TV 광고 CM송으로까지 쓰여 일반인의 귀에도 익숙한 우유송은 벨소리, 컬러링 등으로의 다운로드가 10만 건을 넘었다.2001년 KBS에서 방영한 애니메이션 '아장닷컴'에서 우유를 좋아하는 주인공 아장의 주제곡으로 쓰인 우유송은 방영 당시에는 인기를 끌지 못했다. 그러나 올 들어 인터넷에서 엽기송으로 이름을 얻기 시작했고, 플래시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면서 네티즌을 중심으로 인기가 치솟았다.
그 후 숫자송, 당근송, 닭과 개의 한판 승부를 그린 복날송, 건강에 좋은 밥을 많이 먹자는 의도의 밥풀떼기송, 김치 주제가 김치송 등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런 시리즈는 인터넷 카드 업체가 앞을 다투어 제작해 배포하고 있다. 재미 있고 귀여운 플래시 애니메이션에 실린 '∼송' 시리즈의 공통점은 쉽고 유치한 가사와 동요에서나 들을 수 있는 아기 같은 목소리.
당근송 밥풀떼기송 등 히트작을 낸 바른손카드는 지속적으로 시리즈를 만들어 인터넷 사이트와 메신저 등을 통해 퍼뜨리고 있다. 우유송 이후 최고의 히트곡인 당근송 역시 다운로드가 10만 건을 넘어섰고 플래시카드 다운로드 횟수도 50만 건에 이르렀다.
이런 노래가 인기를 끄는 것은 허섭스레기와 유치한 것을 선호하는 요즘 세대의 취향에 잘 들어맞기 때문이다. '개그콘서트'의 우비소녀가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유치원생 같은 목소리로 인기를 끌 듯 치기어린 노래에 네티즌은 열광한다. 우유송을 부른 아기 같은 목소리의 주인공 김문선씨는 이승환의 노래 '세상에 뿌려진 사랑만큼' '플란다스의 개'에 나오는 목소리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송' 시리즈의 인기는 또 새로운 것을 선호하는 신세대의 심리와도 맞아떨어진 때문이다. 벨소리 업체 다날 마케팅팀의 지가은 대리는 "10·20대는 남들이 다 하는 것이 아닌 특이한 것을 먼저 받아들임으로써 감각이 앞서 있고 유행에 민감하다는 점을 과시하고 싶어한다"며 "이런 특성이 '∼송' 시리즈와 잘 들어맞는다"고 말했다.
동요를 듣던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요즘 어른들의 키덜트적 취향도 한 요인이다. 바른손카드의 어영옥씨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노래와 문화에 질린 어른들이 어린시절에 듣던 것처럼 명랑·쾌활·단순한 노래에 신선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최지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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