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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실리콘밸리" 산학연 협력 재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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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실리콘밸리" 산학연 협력 재도약

입력
2003.10.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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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조성된 과학기술 벤처의 산실 대덕연구단지가 지난달 29일로 설립 30주년을 맞아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과학기술부는 29일 대전 국립중앙과학관 특별전시관 앞 광장에서 600여명의 시민이 모인 가운데 '대덕연구단지 30주년 기념행사'의 개막식을 가졌다. 개막식에는 고건 국무총리를 비롯해 박호군 과기부 장관, 염홍철 대전시장, 심대평 충남도지사를 비롯해 국회의원과 출연기관의 기관장 등이 참석했다. 고 총리는 축사를 통해 "대덕연구단지는 앞으로 해외의 첨단연구소를 유치하고 산학연 협력 체제를 강화해 동북아 연구개발(R&D) 허브로 발돋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염 시장도 "미래 성장동력의 열쇠를 대덕단지가 쥐고 있다"며 "국가 차원에서 대덕을 신기술 R&D 집적지역으로 지정해 '대전의 기적'을 일으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개막식을 시작으로 대덕단지에서는 심포지엄과 전시회 등 다채로운 기념행사를 시작했다. 29, 30일 양일간 '해외 과학단지 현황과 대덕연구단지의 발전방향'이라는 주제로 해외 석학들이 대거 참석한 국제심포지엄 열렸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을 비롯한 16개 출연연과 민간 연구소, 교육 기관 등은 오는 5일까지 '연구단지 30년, 미래과학 100년'이라는 슬로건 하에 연구 성과 전시회를 열고 있다.

그러나 30주년을 맞은 대덕단지의 모습이 활기에 넘치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국민의 정부 시절 '한국의 실리콘밸리'를 꿈꾸며 태어난 대덕밸리에는 대덕연구단지의 풍부한 인적 자원을 기반으로 현재 700여개의 벤처 기업이 둥지를 틀고 있다. 그러나 테헤란밸리의 부상, 벤처 거품 붕괴와 함께 참여 정부 들어 '송도 정보기술(IT)밸리' 건설 계획 등이 논의되면서 위기론까지 나오고 있다. 대부분의 벤처투자자금이 수도권에 몰리고 연구자들이 최고경영자를 맡고 있는 경우가 많아 판매나 투자 유치 등 경영활동에는 대체로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대덕단지가 침체기를 벗어나 재도약하기 위한 방안으로, 29일 열린 심포지엄에 참석한 세계적 석학들은 하나같이 "수준 높은 연구 인프라를 비즈니스로 연계하는 시스템 구축"을 들었다. 스탠포드대 부총장을 지낸 윌리엄 밀러 교수는 "대덕연구단지는 기술개발은 우위에 있으나 이를 상업화하는 데는 취약하다"며 "연구 성과를 비즈니스로 전환하는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영국 사이언스파크협회의 페리 박사도 "나쁜 기술을 가진 좋은 비즈니스는 좋은 기술을 가진 나쁜 비즈니스보다 더 낫다"고 꼬집었다. 결국 유기적인 산학연 협력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30주년을 맞은 대덕밸리가 다시 활기를 찾을 수 있는 지름길이라는 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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