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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원 연극協 이사장 "연극인 100인 성명" 반박 글 /문화계 보·혁갈등 확산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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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원 연극協 이사장 "연극인 100인 성명" 반박 글 /문화계 보·혁갈등 확산 조짐

입력
2003.10.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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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원 한국연극협회 이사장이 현 정부 들어 문화예술계에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민예총) 위주의 편파 인사가 만연하고 있다는 '연극인 100인'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서 연극계의 보혁 갈등이 커지고 있다.최 이사장은 지난달 29일 연극협회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지난달 18일의 '연극인 100명 성명'에 대해 "그들 100명이 연극계를 대표한다는 말에 동의할 수 없으며 성명서 내용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 글에서 "편향된 인사는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전제, "연극협회가 회원단체로 있는 한국예술단체총연합(예총)은 오랫동안 수구보수집단으로 낙인 찍혀 왔고, 그 동안 문화예술단체의 장 자리를 대부분 차지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며 "업무 수행 능력보다 출신 성분을 들어 항의한 것이라면 과거 권력에 빌붙어 아부하던 인물이 단체장에 임명됐을 때 이를 문제 삼아 성명서를 발표한 적이라도 있는가"라고 비난했다.

그는 또 "문화관광부 산하·소속 단체 42곳의 장 가운데 현 정부 들어 새로 임명된 것은 9명이고, 이 가운데 소위 개혁 성향의 인물은 4명 뿐"이라며 '연극인 100인 성명'을 주도한 정진수 성균관대 교수에 대해 "네 편, 내 편을 갈라 기득권을 유지·강화함으로써 권력의 재생산을 노린 극악한 행동"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성명 참여 인사에 대해 "상당수는 의도를 잘 모르고 참여한 것으로 믿고 싶다"며 "기존 정권에서 관변적 혜택을 누려온, 그리고 지금도 누리고 있는 연극인들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또 차범석 예술원 회장에 대해 "한국문화예술진흥원장까지 지내는 등 온갖 문화권력을 누려온 분이 수십 년 간 독식해 온 보수예술집단의 기득권은 아예 논외로 했다"며 "중용지도를 지키기보다 후배들의 편가르기 식 항의에 적극 동참하고 있음을 보며 참담한 기분이 들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 같은 비판에 대해 정진수 교수는 "편파 인사와 문예진흥원 개편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을 왜 보수 기득권 세력의 반발과 저항으로 보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최 이사장의 글에 대해 "의사 표시를 하는 것은 자유지만 내용은 명백한 사실 왜곡과 명예훼손, 막말에 불과하다"며 법적 대응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민국 예술원 차범석 회장도 "가난을 업으로 삼아온 연극계에 무슨 권력이 있느냐"며 최 이사장의 주장을 일축했다. 그는 "문화 예술계가 수십년 동안 역대 정권에 느껴 온 불만, 소외감 같은 것이 있었는데 이창동씨를 문화관광부 장관으로 임명하는 것을 보고 이번 정부에서는 그런 문제들이 해결 될 줄 알았다"며 "그러나 이 정부에서도 코드가 맞은 일부 인사만 중용됐을 뿐 오히려 예술계 전반의 목소리는 전달되지 않아 실망이 컸고 그것이 '연극인 100인 성명'으로 표출됐다"고 밝혔다.

그는 "노무현 정부가 문화 예술 정책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그 동안 누적된 문제의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연극인들의 순수한 목소리로 봐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연극협회는 4일 이사들이 참석하는 확대연석회의를 열고 '100인 성명'과 최 이사장의 입장 표명 등으로 표면화한 연극계의 보혁 갈등 문제를 논의한다.

/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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