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가 10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경기침체에서 탈피할 수 있을까. 최근 경기회복을 나타내는 징후가 잇따라 제기돼 세계 2위의 경제대국 일본이 세계경제의 성장동력의 역할을 되찾을 수 있을 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일본은행은 1일 지난달 대기업 제조업체의 신뢰지수가 2년 반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투자심리도 호전됐다고 발표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실업률은 지난 2년 사이 최저수준인 5.1%로 집계된 데 이어 2·4분기 국내총생산(GDP)은 3.9% 상승, 6분기 연속 성장세를 이어가는 호조를 기록했다. 8월 가계소비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늘었다.
호전된 경제지표들이 장기침체에 빠졌던 일본이 상승국면으로 진입하는 신호일 지에 대해 분석가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하다.
낙관론자들은 지난해까지 상승곡선을 그었던 실업률이 올해들어 안정세를 찾으며 최근 들어서는 감소추세에 있다는 점, 기업체의 신뢰지수가 1990년 대와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급상승했다는 점 등을 들어 일본경제가 바닥을 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월가에서도 여느때와 달리 성장동력이 일본에서 시작될 수 있을 지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달러 약세에 따른 엔화 강세와 이에 따른 수출경쟁력 약화이다. 모처럼 일본경제에 대한 핑크빛 전망이 확산되는 가운데 터진 환율불안 요인이 일본경제에 어느 정도의 타격을 줄 것인가가 앞으로의 관심거리다.
엔화의 급속한 강세가 경제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만큼 충격적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도이체뱅크의 한 수석분석가는 "디플레가 장기간 계속돼왔기 때문에 엔화가 달러당 105엔까지 절상하더라도 이는 1999년의 115엔에 해당하는 수치에 불과하다"며 "이 정도의 환율 변동은 기업 수익에 별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대세는 엔화 강세가 회복국면에 있을 지도 모를 일본경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쪽이다. 최근 산업기계류에 대한 생산지수가 떨어지면서 재고가 다시 늘고 있는 게 그 반증이라는 것이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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