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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길승 SK회장 내일 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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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길승 SK회장 내일 소환

입력
2003.10.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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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해운 비자금 사건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안대희 검사장)가 30일 SK해운 비자금 사건과 관련,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인 손길승(사진) SK그룹 회장에 대해 2일 출두할 것을 통보했다고 밝혀 현직 경제단체장 겸 대기업 총수가 사법처리될 지 주목되고 있다.검찰은 손 회장 소환의 의미에 대해 "SK해운 비자금 수사가 내사 단계를 거쳐 정식 수사단계에 착수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더불어 그간 SK해운과 그룹 구조조정본부 임직원들을 불러 집중 내사를 벌인 결과 비자금 조성 등 기초 사실관계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손 회장의 사법처리 가능성과 관련, 검찰은 "모든 것은 조사가 끝난 이후에나 결정될 것"이라며 즉답을 피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이미 사법처리 불가피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SK해운 비자금 조성 혐의에 대해 지난달 증권선물위원회의 분식회계 혐의 고발이 있기 전부터 내사를 진행해 왔다고 밝혔다. 증선위 고발과 검찰 수사의 관련성에 대해선 "일부 겹치는 부분이 있다"고 말해 고발 사실은 혐의의 극히 일부에 불과함을 시사했다.

이는 그동안 알려진 것과 달리, 3개월 이상 강도 높은 자체 내사를 진행해 온 결과 드러난 분식회계 외에 다른 경로로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을 포착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검찰이 올초 서울지검의 SK글로벌 분식회계 수사 당시 포착된 비리 혐의를 대검이 넘겨받아 내사를 진행했을 가능성이 유력하게 대두된다. 검찰 관계자는 손 회장의 혐의에 대해 "결코 간단한 수사가 아니다"고 말해 상당히 무거운 혐의를 두고 있음을 내비쳤다.

검찰은 아직 SK가 정치권 등 공직자를 상대로 비자금을 뿌린 확증은 잡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비자금 조성 사실만 드러난 단계에서 손 회장을 소환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점에서 상당한 정도의 로비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손 회장 소환의 1차 목적은 구체적인 비자금 용처 및 대가성에 대한 최종확인이라는 것이 검찰 안팎의 분석이다.

드러난 정황만 놓고 보면 손 회장의 소환이 구속영장 청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문제는 수사외적인 변수다. 검찰 고위관계자는 "검찰은 검찰의 논리에 따라 수사를 하지만 염려되는 것은 경제"라며 이번 사건이 경제에 미칠 영향을 우려했다. 더불어 그룹 오너인 최태원 회장이 처벌 받은 상황에서 다시 SK를 손보는데 따른 형평성 시비도 부담이 되고 있다.

/노원명기자 narzi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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