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군부독재에 맞서 민주화운동을 주도했던 '민주화운동청년연합'(민청련) 출신들이 30일 창립 20주년을 맞아 한 자리에 모였다.70년대 '긴급조치' 세대들을 주축으로 결성돼 서슬퍼런 군부독재에 맞섰던 민청련 출신들은 이날 오후 7시 서울 태평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교육관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20년새 달라진 세상을 실감하며 깊은 감회에 젖었다.
당시 민청련 초대의장이었던 김근태 통합신당 원내대표는 축사를 통해 "고난의 세월을 함께 한 민주화 동지들에게 경의를 표한다"며 "지금의 자리가 새로운 꿈을 꿀 수 있는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창립회원이었던 통합신당 장영달, 이해찬 의원이 참석해 김 의원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표시했다.
또 민주당에 잔류한 설훈, 김영환 의원을 비롯해 김대중 정부에 참여한 박선숙 전 청와대 대변인등은 이날 참석하지는 않았으나 행사 준비위원으로 참여해 변함없는 동지애를 과시했다.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 시민사회비서관과 민주평통 사무처장으로 발탁된 장준영씨와 김희택씨,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나병식 상임이사 등도 현재 활발히 활동중인 대표적인 민청련 인사들로 꼽힌다.
민청련 동지회 권형택(47) 회장은 "20년 동안 험난한 가시밭길을 걸어온 주역들이 한 자리에 모이게 돼 감개무량하다"며 "하지만 그 과정에서 희생된 동지들을 잊지말자"고 애도했다. 전두환 정권에 맞서 처음으로 공개투쟁을 선언했던 민청련은 1985년 9월 군사정권의 대대적인 검거시도로 김근태 의원이 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15일간 물고문 등을 당하는 등 극심한 탄압을 받았다. 상임위원장이던 김병곤씨를 비롯해 채광석, 안희대, 김기설 씨 등이 이 과정에서 잇따라 희생됐다. 하지만 민청련은 결국 1987년 6월 항쟁을 이끌어내는 징검다리 역할을 해냈고 이후 청년 민주화운동의 연합체인 '한국민주청년단체협의회' 등으로 확대 재생산돼오다 1992년 공식 해체한 뒤 '민청련 동지회'로 그 명맥을 이어왔다.
/김명수기자 lec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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