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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놀라게한 'Mr. 플래시'/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 황창규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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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놀라게한 'Mr. 플래시'/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 황창규 사장

입력
2003.10.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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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계 반도체 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인물은 누구일까. 바로 'Mr. 플래시'다. 'Mr. 플래시'는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를 이끌고 있는 황창규(50·사진) 사장의 별명이다.세계 최초로 256메가 D램을 개발하는 등 삼성 반도체 신화의 주역인 황 사장이 'Mr. 플래시'란 별명을 얻게 된 것은 D램이 주력 품목인 삼성전자에서 플래시 메모리의 가능성을 일찌감치 내다본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황 사장은 이건희 회장 등이 모여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미래 전략을 논의했던 2001년 8월 도쿄의 '자쿠로 회동'에서 선두업체 도시바의 제휴 제안을 뿌리치고 독자개발을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황 사장의 혜안 덕분에 지난해 '꿈의 기술'로 불리는 90 나노 공정을 적용한 2기가급 플래시 메모리를 개발한데 이어 29일 다시 70 나노 공정의 4기가급 플래시 메모리를 내놓는 등 플래시 시장에서 주도권을 이어가고 있다.

전원이 꺼져도 정보가 지워지지 않아 휴대용 디지털기기에 필수적인 반도체 플래시 메모리는 디지털 녹음기, MP3, 디지털 카메라 등에 사용되면서 폭발적으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황 사장은 "플래시 시장은 올해의 경우 수요의 40%도 대지 못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면서 "현재 매출의 25%를 차지하고 있는 플래시 메모리가 앞으로 D램과 더불어 삼성전자 반도체의 쌍두마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D램 개발의 주역이었던 황 사장이 플래시 메모리에 눈을 돌리게 된 것은 타고난 '유목민 정신' 때문이라는 평가. 그는 1만2,000명에 이르는 반도체 임직원들에게 틈만 나면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유목민 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황 사장은 서울대 공대 출신으로 미 매사추세츠 공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미 스탠퍼드대 책임연구원, 인텔사 자문 등을 거쳐 80년대 말 삼성전자에 들어온 것에 대해서도 "반도체 분야에서 일본을 넘어서겠다는 포부 때문이었다"고 고백했다.

반도체 개발에서 유달리 장인정신을 강조해온 황 사장은 사실 장인집안 출신. 구한말 사군자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화가 황매산(黃梅山) 선생이 바로 그의 조부다. 그가 반도체 분야에서 무려 14건의 특허를 갖고 있는 것도 어쩌면 이 같은 집안 내력 때문인지도 모른다. 테니스, 골프 등 운동을 잘하는 편이며, 클래식 음악도 좋아한다. 노래방에서 '18번'은 정지용 시인의 시에 곡을 붙인 '향수'.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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