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E3쇼, 영국의 ECTS와 함께 세계 3대 게임 전시회로 꼽히는 '2003 도쿄 게임쇼'가 지난 달 26일부터 28일까지 3일 간 일본 도쿄의 마쿠와리 메세 컨벤션 센터에서 열렸다. 일본컴퓨터소프트웨어협회(CESA)와 닛케이BP의 공동 주최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소니·마이크로소프트(MS)·닌텐도를 비롯, 전세계 100여개 게임 업체가 참가했다.올 여름 개최된 E3에서 게임업체들의 굵직굵직한 정책 발표가 잇따른 것과는 달리, 이번 행사에서는 비교적 이슈가 적은 편이었다. 일반적으로 E3가 정책 중심이라면 도쿄 게임쇼는 신작 타이틀 중심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번에 발표한 신작은 거의 대부분 일본 작품에 국한돼 전문가들은 도쿄 게임쇼가 국제 게임 전시회로서의 위상을 잃어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하기도 했다.
올해 도쿄 게임쇼에서 하나의 화두를 찾는다면 그것은 '온라인'이라고 할 수 있다. 소니와 MS는 각각 플레이스테이션2(PS2)와 X박스 콘솔용으로 개발된 온라인 게임을 10여 종씩 선보였고, 엔씨소프트, 넥슨 등 국내 온라인 게임 회사도 대형 독립 부스를 설치해 관심을 모았다. 일본의 이동통신사인 NTT도코모와 세계 1위의 휴대폰 업체인 노키아도 스폰서로 참여, 모바일 업체들의 게임 산업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보여줬다.
도쿄 게임쇼에서 선보인 신작 게임들
이번 도쿄 게임쇼에서는 PS2용 대작인 '메탈 기어 솔리드 3', '귀무자 3', '파이날 판타지 7 AC', '킹덤하츠 2', '그란투리스모 4' 등이 공개됐다. 세가는 명작 애니메이션 '아톰'을 주인공으로 한 PS2, 게임보이어드밴스(GBA)용 게임을 제작하기로 했다고 발표했고, '파이널 판타지'로 유명한 스퀘어에닉스는 PS2를 이용한 온라인 게임 '앰블로시아 어드벤처'와 유명 게임 시리즈인 '프론트 미션'의 온라인 버전을 개발한다고 밝혔다. 한편 PS2에 연결해 사용하는 하드웨어로 자신의 움직임을 PS2 게임 속으로 전달하는 일종의 화상 카메라인 '아이토이'가 관람객들의 주목을 받았다.
MS는 테크모와 함께 X박스에서 가장 히트한 격투 게임인 '데드오어얼라이브(DOA)'의 온라인 버전을 개발한다고 밝혔다. 'X박스 라이브 2개월 무료 키트'를 대량 배포해 일본에서 온라인 게임 붐을 일으킨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그러나 외국과 달리 일본에서는 게임큐브에조차 판매량이 밀리는 형편이어서 관객들의 큰 주목을 받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온라인 게임 업체 두각
국내 온라인 게임 업체들도 전통적으로 콘솔 게임의 잔치였던 도쿄 게임쇼에서 수출 계약과 일본 현지 서비스 발표 등 성과를 올렸다. 엔씨소프트는 이 회사의 일본 합작법인 엔씨재팬을 통해 3차원 온라인게임 '리니지2'의 현지 서비스 계획을 발표하고 최신 게임 동영상을 공개했다. 엔씨재팬 관계자는 "리니지2의 일본 서비스는 베타테스터 모집 첫날 2만명 이상이 참가를 신청하는 등 순항하고 있다"고 밝혔다.
넥슨도 '메이플스토리', '테일즈위버', '마비노기' 등 일본 게이머들의 취향에 적합한 온라인게임을 전시해 눈길을 끌었으며, CCR은 일본 현지 합작법인인 반다이GV 부스에서 '포트리스 패왕전'을 처음으로 일본에 공개하고 '포트리스 한·일전'도 개최했다. 써니YNK가 퍼블리싱하는 온라인게임 '씰 온라인'은 최근 일본 전역에서 자사의 초고속 인터넷을 통해 서비스하기 시작한 통신업체 NTT 부스에서 집중적으로 소개됐다.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은 온라인 게임 및 아케이드 게임 업체 18사와 공동관을 마련해 전시했다. 특히 지난해 ECTS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디게이트의 체감형 게임 'G-Zero'와 '액션 핑퐁'이 관심을 모았다. 개발원측은 3일 간의 전시를 통해 한국 게임업체들이 220만달러의 수출 실적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