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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투쇼 NO! 진짜 때려요"/ SBS "때려" 복서 변신한 신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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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투쇼 NO! 진짜 때려요"/ SBS "때려" 복서 변신한 신민아

입력
2003.10.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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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오후 인천 선인체육관. 어른 키 높이에 설치된 사각의 링 위로 앳된 소녀가 오른다. 촘촘히 땋아 붙인 레게 머리에 화장기 하나 없는 얼굴로 허공을 향해 두 팔을 쭉쭉 뻗어보는 폼이 제법이다. 카메라를 향해 쏘아대는 매서운 눈빛도 예사롭지 않다.신민아(19)가 10월 8일 첫 방송하는 SBS 수목드라마 '때려'(극본 이윤정, 연출 이현직)에서 복서로 변신한다. 그가 연기하는 장유빈은 유일한 혈육이자 권투선수인 오빠가 경기 후유증으로 숨진 뒤 방황하다 오빠의 경기 상대였던 한새(주진모)의 도움으로 복서로서 새 삶을 찾는다. 신민아는 두 달여 전부터 권투도장에 다니며 하루 2, 3시간씩 맹훈련을 해왔다.

"처음에는 맞고 때리기만 하는 권투가 참 무식하다고 생각했는데 하면 할수록 재미있고 신이 나요. 2주만에 3㎏이 빠질 정도로 다이어트에도 그만이지요." 하지만 그 동안 몸 고생이 말이 아니었다. "여고생 복서 김주희 선수와 첫 스파링 때 딱 한 방 맞고 그대로 쓰러졌어요. 이제는 제법 늘어 주희가 '언니, 살살 좀 하자'고 말 할 정도예요."

큰 키(170㎝)를 활용한 오른손 스트레이트가 장기라는 그는 "관장님으로부터 '프로로 데뷔해 보라'는 권유를 받았다"면서 "기회가 닿으면 한 번 도전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16부작인 '때려'에는 권투 경기 장면만 8회 등장한다. 미리 '합'(서로 동작을 짜는 것)을 맞추기는 하지만, 이현직 PD는 사실감을 위해 실제로 때리고 맞을 것을 주문했다. 그 때문에 태권도와 복싱을 결합한 '태보'로 단련된 개그맨 조혜련이 잽 한 방에 신경마비 증세를 일으켜 응급실에 실려가는 등 부상이 속출하고 있다. 몸을 사릴 만도 한데, 신민아는 한 술 더 뜬다.

"권투에는 '쇼'가 없대요. 각본대로 하면 얼마나 어설퍼 보이겠어요. 연기자가 복싱을 흉내내는 게 아니라 진짜 복서가 연기 하는 것 같다는 말을 듣고 싶어요." 그는 독한 연습을 통해 실력만 키운 것이 아니라, 복서의 자세까지 닮아가려 애쓴다. "선수들 말이 글러브를 끼기 전 붕대를 감을 때 느낌이 좋아야 경기가 잘 풀린대요. 그래서 붕대를 손수 빨아 다림질까지 하며 소중하게 관리해요. 경기 전 공들여 머리를 땋으며 마음을 가다듬는 법도 배웠어요."

그는 이제 복싱 장면보다 멜로 연기가 더 걱정이다. 유빈이 한새를 사랑하면서도 '키다리 아저씨' 같은 성우(성시경)의 손길에 흔들리고, 한새가 오빠를 숨지게 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번민하는 대목에서 섬세한 내면 연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성숙한 여인의 향기를 어떻게 뿜어내야 할지 고민이에요. 아무튼 열심히 할 테니 지켜봐 주세요."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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