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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 초강세… 日정부 개입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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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 초강세… 日정부 개입 임박

입력
2003.10.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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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경기회복 전망이 뚜렷해지면서 엔화가 연일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엔화는 30일 도쿄(東京)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10.47∼110.49엔에 거래를 마쳤다. 엔이 도쿄시장에서 110엔대에 거래된 것은 2000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또 29일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한때 달러당 110.71엔까지 오르는 초강세를 보였다.이 같은 엔화 초강세는 일본의 경기회복세에 따라 외국인 투자가들이 엔화를 사고 달러화를 팔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급격한 엔고로 일본 기업의 수출채산성 악화가 우려돼 1만 1,000엔대까지 상승하던 닛케이(日經) 평균주가가 1만 300엔대로 떨어지는 조정 장세가 나타나고 있다.

투자가들의 관심은 10월1일 발표될 일본은행의 기업단기경제관측조사에 쏠려 있다. 29일 일본기계공업진흥회가 발표한 하반기(7∼12월) 매출전망 조사에서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52.6%에 달했고 수출도 2.3% 증가한 13조 7,783억엔이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무엇보다 기업들이 지난해 대비 6.4% 늘어난 2조 4,922억엔의 설비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기업단기경제관측조사의 경기판단도 2년 9개월만에 플러스로 전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 조사가 지금까지 경기회복세를 나타낸 각종 경제지표들을 뒷받침해주면 외국인 투자가들이 일본 주식에 투자하기 위해 엔화를 매입하고 달러화를 파는 엔화 강세는 더욱 가속될 가능성이 높다.

또다른 변수는 수출채산성 악화를 우려하는 일본 통화당국이 언제, 어떤 규모의 시장개입을 할 것인가에 따라 엔화 환율이 조정될 것이라는 점이다. 대개 수출채산성 환율의 마지노선을 113엔대로 보고 있는 일본 통화당국은 엔화 초강세가 장기화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엔화 강세는 수출채산성 악화 뿐이 아니라 수입가격 하락으로 물가하락 압박을 부추겨 일본 경제의 가장 심각한 적인 디플레이션을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

일본 재무성의 미조구치 젠베이(溝口善兵衛) 재무관은 30일 "재무성은 환율시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일본 정부는 필요할 때 시장에 개입한다는 기본 원칙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이날 이미 일본 통화당국이 시장 개입을 했거나 시장개입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올 들어서만 10조엔 규모의 시장개입을 했던 일본 통화당국은 지난 20일 선진7개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가 채택한 공동성명에 시장개입에 대한 경고가 담긴 뒤 개입을 자제해왔다.

하지만 시장관계자들은 최소한 엔화 환율이 달러당 112∼113엔을 유지하도록 시장개입을 재개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일본의 경기회복과 대통령선거를 앞둔 미국의 통상압력에 따라 엔화 강세는 어느 정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어 한국 원화 등 엔화에 동조화돼 있는 아시아 국가의 환율은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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